『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권하정 리뷰 공개 📖
“우리는 정착하지 못하지만 섭종하지 않지”
뉴목인 프로젝트에 촬영으로 함께했던 권하정이 리뷰 글을 작성해 주었습니다. 주어진 몸을 감당하고 살아가는 방법으로서 ‘뉴목’을 온/오프라인의 생존법과 연결해 이야기합니다.
하정은 뉴목인의 다음 프로젝트에도 참여합니다 🏠✨
👉프로필 상단 링크에서 전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11월 10일 오늘부터 30일까지 10의 n승 세운상가(@4tk004 )에서 권예송(@singsangssong_ )과 윤나영(@norivonbi )의 2인전 ≪𝐡𝐨𝐦 𝐞 𝐬 𝐜𝐚𝐩𝐞≫가 열립니다. 저는 기획에 함께해 글을 썼습니다.
집이 너무 좁거나 습해 옷에 곰팡이가 피고, 이사와 정착이 무척이나 어렵고 괴롭다는 이야기를 나누며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저 역시 월셋집의 계약기간이 슬슬 끝나가던 중이라 몰입해 준비했어요. 비슷한 어려움과 즐거움을 함께 나누면 기쁠 것 같아요. 운이 좋다면 오픈(오전 9시!)과 마감(오후 7시!) 시간대에 블라인드를 올리고 내리는 작가들을 만나실 수 있다고 합니다. 퇴근 직후 놀러온 저를 우연히 마주치실 수도 있습니다•••
전문은 전시장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전시와 무관하게 산뜻한 11월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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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토) 오후 5시 예정된 오프닝에서 이사떡을 돌린다고 하니 놀러 오세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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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권예송, 윤나영
글 | 권하정
디자인 | 김유진 @couveve
총괄 | 신보슬 @boseul_shin
프로젝트 디렉터 | 양수영 @yang___yeong
협력 | 성균관대학교 예술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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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플릿플로어 프로젝트
Sixth floor ≪𝐡𝐨𝐦 𝐞 𝐬 𝐜𝐚𝐩𝐞≫
전시 장소 | 10의 n승 세운상가
전시 기간 | 2025. 11. 10. - 2025. 11. 30. (일요일 휴무)
전시 시간 | 9:00 -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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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8시가 되면 세운상가의 상점들은 ‘샤따’를 내린다. 길가에 늘여 놓은 짐들이 둔탁한 셔터 안으로 복귀할 시간이다. 퇴근하듯 집으로 돌아온 짐은 비좁은 방 안에 오밀조밀한 내장처럼 안착한다. 이 좁음을 탈출하기 위해서는 유연한 몸과 그보다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다. 세운상가 일대의 인쇄업소는 높은 임대료 때문에 하나의 공간을 두 사업장으로 쪼개 쓰는 ‘모찌꼬미’ 방식을 택해 왔다. 정해진 공간에 눌러 담긴 세대는 서울의 비좁은 원룸과도 닮았다. 양보할 수 없는 자리에서 뻗는 두 다리는 빨래를 널기 위해, 밥상을 펴기 위해 접히고 또 펼쳐진다. 하나의 사업장이 둘로 나누어지듯 다섯 평 집에 놓인 짐들은 공간을 애써 분리한다. 짐의 모양에 따라 만들어지는 집의 동선은 파도에 연마된 곶을 닮았다. 1평 남짓의 전시 공간이 세운상가의 상점들과 등을 맞댄 것처럼, 곶이 무성하다.
예전에 비해서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올리는 일이 어려워졌어요. 말은 항상 많은데 누구에게 어떻게 말하는지가 점점 낯설고 긴장되는 거 같기도 하고요. 그러다가 가끔 블로그 쓰고 운 좋게 전시를 합니다. 전혀 달라 보이지만 누구에게 보이고 어떤 태도를 가질지 스스로 강하게(과장해서) 의식한다는 점에서 비슷하기도 해요. 말을 아끼고 아낀 만큼 결과물이 값진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만......
전시에 썼던 글을 블로그에도 하나씩 게시할 예정이에요.(프로필 링크!) 인스타 스토리로 이미 보신 분도 많겠지만 오차 없는 폰트로 스크롤을 내려 읽는 건 손글씨를 더듬어 읽는 것과 또 다를 거니까요. 항상 일기 따위를 전체공개 하려는 내 마음이 뭘까 알아가는 것만 하기에도 가랑이가 찢어진다네요
귀한 곳으로 만들어 주신 귀한 분들 감사합니다. 또 기회가 생긴다면 알릴게요! 다음에 더 잘하고 싶어요.
🍑🛠🌿🗒
< 5/5(𝙁𝙞𝙫𝙚 𝙨𝙡𝙖𝙨𝙝 𝙁𝙞𝙫𝙚) >
2025. 05. 05. - 2025. 05. 17.
안녕하세요, 짧은 봄에 짧은 전시 소식 전합니다. 사실 저희(2명)는 전시보다 일기발표회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저는 글을, 친구는 그림을 담당했습니다. 몇 점의 글과 그림이 붙은 @1aospace.kr 는 망원동의 동교초등학교와 마주보고 있고, 무인 문구점과 찰싹 붙어 있습니다. 망원시장, 망원한강공원과 함께 전시장 구경도 겸해 주세요 ⚯̮ 𖦹𖦹
< 5/5(𝙁𝙞𝙫𝙚 𝙨𝙡𝙖𝙨𝙝 𝙁𝙞𝙫𝙚) >
권하정, 박채연
2025. 05. 05. - 2025. 0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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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하루를 유창히 설명할 수 있을 거라는 착각과 그림이 말보다 더 많은 상상을 도와줄 거라는 희망 속에서 어떤 일기는 완성된다. 소란한 바깥과 끝나지 않는 현재를 닫고 들어오는 일은 일기에서 얼마든지 가능하다. 멸균된 종이와 멸균된 화면은 바깥을 등지고 눈 앞에 와 있지만, 아주 순진하지만은 않다. 일기를 전부 믿지 말고 단서로 삼을 것. 사건 같은 하루를 관찰하고 검토할 것. 어질러진 방처럼 널브러진 하루는 종종 말이 아닌 것을 빌려 쓴다. 사물의 둘러싸임에서 발견한 이야기는 글과 그림을 통해 뒤늦게 드러난다. 사물에 둘러싸인 화자는 은밀한 관찰자처럼 말문을 연다. 차마 대체될 수 없는 무수한 이미지의 속삭임. 각각의 기호(記號)로 조각난 두 사람의 하루가 새로운 방에서 봉합될 수 있을까?
- 서문 중
1AO SPACE (마포구 월드컵로25길 89)
10:00 - 19:00
글, 기획 | 권하정
그림 | 박채연 @510.c_
포스터 디자인 | 이주은 @heresthestew
* 운영 시간과 상관없이 24시간 불이 켜져 있고, 별도의 상주 인원은 없습니다.
🦎📚
성균관대학교 인사캠 교내에서 헌 시집 (랜덤) 나눔합니다.
친분이 없어도 상관 없어요!
직접 거래가 어렵다면 등기우편도 가능하고 2천원이 추가됩니다. 혹은 조만간 저랑 약속이 있으시다면 만나서 드릴게요. ㅎㅎ
최근 (명륜3길에서 2길로) 이사를 대차게 하고 아직 짐 정리를 다 못했습니다. 읽은 책에 대한 소장욕은 여전한데 공간이 여전하지 않아서 이제는 보내줄 때가 되었네요... 처음만 줄 수 있는 기분을 공유하고 싶어요. 대부분 17-22년도 사이 사 모은 시집들이고 진짜 아끼는 것들은 따로 빼두었으니 너무 감동 받지 않으셔도 됩니다. 대부분 깨끗하지만 밑줄이나 접힘, 낙서가 있을 수 있어요! 이건 제가 아꼈다는 표시이니 서운해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주로 동기, 선후배님들 대상으로 직접 드릴 생각이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으로 우편 원하시는 분은 받는분 이름, 주소지(+우편번호), 전화번호 추가로 보내주시면 천천히 발송해 드리겠습니다. 나름 개강 기념이라, 3월 중 배달을 끝낼 생각입니다.
☕️ 디엠 주세요!
* 이미 소장하고 계신 시집이 있다면 시집명도 같이 보내주세요.
* 특별히 갖고 싶은 게 있다면 하나 고르셔도 됩니다.
* 총 18 권 마감 시 댓글 남길게요.
새해의 첫 달 아끼는 동료들과 전시합니다. 작업이 아닌 글과 기획으로 참여했어요. 전시장에서 직접 쓴 시를 보실 수 있습니다.
날이 정말 춥습니다🧤... 따뜻히 입고 들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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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일종의 몰락》
🗓️ 2025. 01. 10. - 01. 25. (월, 화 휴무)
⏰ 13:30~18:30
📡 예술공간 의식주( @the_necessaries )
닿을 수 없는 이상향을 유토피아라고 부르며 낭만화 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정치, 기후, 동물, 인간(성)까지 말소되어 가는 시대에서 내일을 낙관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오늘의 꿈을 내일도 이루지 못할 거란 구체적인 절망은 세대를 만든다. 청년(靑年)들은 푸르거나 무르익지 않은 채 시간을 간접 경험한다. 예정된 실패의 체험은 그리 아름답지도 기쁘지도 않기 때문이다. 집도, 땅도, 한 평의 방과 한 장의 지면도 쉽게 차지할 수 없는 세계에서 내일은 얼마나 실망스러운 것인지. 기대하거나 성취할 수 없는 내일의 벽 앞에서 상상력은 번번이 미끄러진다.
(중략)
취향처럼 뒤섞인 시간과 공간은 무척이나 빠르고 가변적인 것이라 자꾸만 가라앉는다. 그럼에도 몰락을 예견할 수 있다면 버티기 힘든 상상의 사유지를 잠시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니체가 사랑한다던 ‘몰락이 아니면 달리 살 수 없는 사람들’은 100년 전에도, 100년 후에도 있다. 내일엔 무엇이 살아남을지 알기 위해서라도 살아볼 만한 일이다. 오늘의 태도가 과거에 남겨지고 미래를 가리킨다는 사실을 힘겹게 믿어보기로 한다. 시대는 늘 몰락하고 인간은 늘 초라해지는 것이라면 그 몰락의 기록이 다음 시대를 예비하고 있지 않을까? 그 기록조차 보잘것없어질지라도, 이 (불)가능성을 실험·발견·수집하는 과정이 안타까운 내일을 위한 것이길 빈다.
* 전시명은 진은영의 시 <일대기>를 참조하였다.
기획, 글: 권하정
참여작가:
권예송 (@singsangssong_ )
손지안 (@thsrnrn )
조윤영 (@joyunyeong_ )
지새연 (@jisaeyeon2 )
디자인: 신호영 ( @shhhoyoung )
본 전시는 성균관대학교 예술대학 ’성균예술: 인큐베이터‘ 지원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졸업전시를 마쳤습니다. 이 얘기로 근사하고 부러운 게시물을 올리고 싶었는데, 졸업전시 뒤풀이가 무르익던 중 계엄이 선포되었다는 속보를 읽었습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모든 것은 정치적인 것들이고 나는 정치적 주체였지만 정치(계)에 늘 관심 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저에겐 정치와 국가보다 중요한 것이 삼백 개쯤 있었고 사실 여전히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지금 격분할 수 있는 힘은 안전한 일상을 보장받고 사랑하는 것을 지키고 싶은 의지에서 옵니다. 살기 좋은 나라는 일상을 수행하는 개인의 안전한 삶, 기대가 되는 내일로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 안전엔 창작과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졸업전시준비위원장으로서 애쓰고 성취한 경험들, 졸업작품을 전시에 걸기까지 무엇인가 계속 소진시켰던 날들을 기억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자유는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리고 하고 싶은 말을 씀으로 나 자신에 가까워지는 일입니다. 하나의 삶이 잠시 빚지고 가는 세계를 더욱 귀하게 만드는 조건입니다. 예술을 향한 4년의 몰두가 연약해도 내일로 이어지길 바란 이유입니다.
회식을 급히 마치고 자취방에 돌아와 뉴스를 보던 밤 처음 느낀 불안도 기억합니다. 타인의 고통을 경시하는 사람이 국가를 책임져선 안 됩니다. 정치로써 부과된 힘이 폭력으로 둔갑되어선 안 됩니다. 한 국가의 시민이 같은 영토에 발 붙이고 서로에게 연루되어 있다는 사실은 명백하기 때문입니다. 시대를 게을리 인지하고 각성하는 용기가 없는 자는 동료 시민조차 될 수 없습니다.
시대의 가장자리에 있는 것들이 중심부로 들어오길 바라지 않습니다. 먼 가장자리가 또 다른 중심부가 될 수 있길 빕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상상의 영토와 고통을 헤아리는 마음이 더욱 넓어지길 바랍니다. 소중한 일상은 의식적인 변화와 노력으로 만들어집니다.
졸업전시라는 노력의 결실을 지켜봐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저에게 너무 특별한 한 주였어서, 축하해주신 분들이 모두 기억납니다. 졸업 이후에는 공부를 더 하고 더 좋은 전시를 만들어보려 합니다. 탄핵 이후에도 비틀린 것들을 직면하고 바로잡는 데 힘쓰겠습니다. 한 명의 시민으로서 기꺼이 배우고 성실히 뉘우치는 게 평생의 의무라는 걸 잊지 않겠습니다.
유독 추운 겨울 건강히 보내세요. 일상도 용감히 지켜내시길 바랍니다.
살고 싶은 새해가 시작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