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파이가 영 마음에 들지 않아서 해지했다. 유튜브 뮤직을 다시 사용하려다가, 휴대폰에 있는 mp3 파일을 잠깐 이용하려 했다. Trigger가 흘렀다. 전주를 정리할 때 이 음악을 사용해서인지, 2023년의 전주가 바로 떠올랐다. 이 노래는 그 당시를 떠올리게 하는 트리거가 되었다.
그때는 내가 애정하던 사람을 다시 만나게 된 시간이지만, 처음 만난 사람에게 마음을 주게 된 순간이기도 했다. 하지만 여러 이유로 그 시간들 이후가 힘들었기에, 명확하게 말하기가 어려운 지점이기도 하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났다. 여전히 힘든 순간이 오면 어쩔 줄 몰라 한다. 그래도, 그때의 시간은 흘러갔다. 나의 애정과 실망, 그리고 슬픔이 묻혔다.
@withoutflatwhite 도현의 음악에는, 그의 의지를 떠나, 그런 것이 스몄다. 개같은 스포티파이. 유튜브는 기껏 만들었던 플레이리스트를 엉망으로 만들어 놨더라. 사운드클라우드에서 받은 Trigger.mp3는 여전히 올바르게 작동한다.
리틀 로맨스, 어째 애들 사랑이 더 재밌는지. 작은 사랑의 멜로디를 보았을 때도 든 생각이었다. 겨울을 지내며 이제는 고사리나 물루에서 내어주시는 정도의 담백함 슴슴함을 바랬다가도 다양한 것들을 마주하고 또 웃어보이고. 블로그에 연재되는 것들처럼 눌러 내 두 달 돌이켜보니 남겨진 것들이 참 많았다. 이것들 다 마음 담아 주석을 달아보고 싶지만 한 켠에 넣어두고 … 저 사랑은 갈래도 표현도 달라서 저마다 방식 찾기에 먼저 고민해보련다. 왜 카메라를 들었을까, 왜 거기에 있었을까. 끝없을 지하철 타기, 겨울 인터미션은 종료되고 닭꼬치 가게로 사뿐히 발 옮길 봄이 온다.
매장에 새로운 책들과 재밌게 읽었던 책들을 조금씩 소개 해보려고 합니다
첫번째로 소개 할 책은 도현군이 준비해준 “키노” 라는 잡지 입니다:)
90년대 일어난 한국 예술영화 붐의 주축 중 하나였던 영화잡지 '키노'를 아시나요? 그 전까지의 한국 영화 잡지들의 뻔한 줄거리 나열에서 탈피해 전문적인 비평을 앞세워 영화광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던 잡지인데요. 세계적인 거장 봉준호 감독님 역시 이 잡지가 나올 때 마다 꼭 읽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키노'는 매니아층의 지지에도 불구하고 재정난으로 2003년 역사 속으로 사라졌었는데요. 대신 '키노'의 초대편집장이셨던 정성일 평론가님이 고정 필진으로 있는 영화 잡지 '필로' 29호가 가게에 비치되어 있습니다.
90년대 후반생임에도 '키노'의 존재 사실을 알고 있는, 쉬는 날 머리도 안자르고 영화만 보는 영화광 저녁알바생이 독단적으로 구매해 온 것인데요. '키노'의 존재 사실을 알았지만 정기구독이라는 서비스를 모르고 무식하게 개인 자격으로 구매해 가게에서 판매는 불가능하지만, 영화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언제든지 마음 놓고 읽으셔도 괜찮습니다!🙌
음악은 때론 말보다 강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 때 질리도록 듣던 어떤 음악을 시간이 흐른 후 우연히 다시 듣게 되었을 때, 그 곡은 귀로만 다가오지 않습니다. 온 몸으로 다가옵니다. 그 노래를 듣던 시기에 내게 가장 가까이 있던 사람, 그 당시 내가 살던 곳과 나의 상황, 심지어 날씨와 냄새까지 떠오릅니다. 좋은 음악은 가슴을 저리게 하면서 동시에 따뜻하게 합니다. 음악은 그 정도 힘을 지닐 가치가 있습니다.
두즈커피의 인스타 피드가 너무 칙칙하다는 사장님의 의견에 따라, 음악을 사랑한다는 공통점을 지닌 사장님과 평일 저녁 알바생이 앞으로 좋은 곡을 하나 씩 추천해볼려고 합니다. 저희의 첫 번째 추천곡은 제임스 블레이크의 'Say what you will' 입니다.
I've been sobered by my time on the shelf 아무도 찾지 않던 때, 덕분에 정신이 또렷해졌네
And I've been normal 나도 그땐 평범했었고
And I've been ostracised like a comet 나도 혜성처럼 외딴 별이었네
Blazing through an empty sky 텅 빈 하늘을 뜨겁게 질주하며 말야
So, say what you will 그러니 하고 싶은 말을 해, 뭐든지
제임스 블레이크의 목소리에는 겨울이 담겨 있습니다. 찬 겨울 바람 속 손에 꼭 쥔 손난로 같은 목소리를 가진 아티스트입니다. 이 곡의 코러스는 우리 모두를 감싸안습니다. 따뜻하고 귀여운 가사와 함께요.
덥스텝부터 시작해 현재 가장 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아티스트 중 하나인 제임스 블레이크의 노래들은 두즈커피의 분위기와도 어울려서 가게에서 자주 재생됩니다. 이 곡이 손님분들에게 생각지도 못했던 깜짝 위로가 된다면 정말 뿌듯한 일이겠죠? 😁
이 글을 읽으시거나 음악을 듣고 가게에서 저녁 알바생에게 "음악 잘 들었어요~"나 "글 잘 읽었어요~" 와 같은 감사한 말씀을 건네주신다면 저녁 알바생이 서비스로... 드릴 건 많이 없지만 원래도 친절한 알바생이 요람에서 무덤까지 모실 기세로 더더욱 친절해지는 놀라운 효과를 누리실 수 있습니다! 🥰 앞으로도 추천곡들은 피드에 많이 올라올 예정입니다. 아참, 가게에 어울리는 곡을 추천해주셔도 언제든지 환영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