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것들이 내 것 같지가 않다. 언젠가는 그것들 가졌나 싶었는데, 역시 내 것 하나 없었다. 그런 무력감 느끼고 바라본건 내 몸뚱아리 하나 뿐인데, 라고 주절거리자 타고난 것들에 감사하라며 킬킬 웃곤 외출 준비하는 어머니를 뒤에서 바라봤다. 본인이 피부랑 뼈는 탄탄하다고, 유전이다 그러는데, 아무래도 내 관리를 잘 해야한다 필요성을 느끼는 계절이었다. 나는 그렇게 이사짐 한 번 싸서 떠났다.
떠날 것 떠나고 올 것 오고, 반복이다. 계절처럼 사라지고 다가오고 푸르스름한 저녁 시간대에 반복되는 종소리와 함께 어김없이 쪽잠 깨우던 두부 장수가 생각난다. 결국 침 흘리며 일어날 수 밖에 없다면 식탁에 턱 괴고 앉아 생각이나 해보겠다. 아니면 그 시간에 책이나 읽어본다,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갖거나..
새해 두 달 나며 떠올린건 자연 관계 웃음 같은 것들이었다. 인간도 자연 안에 있음을 잊는다던지, 앙상블을 이루는 우리네 여러 관계들, 가장 원초적이고 때로는 필수적인 웃음 같은 것들이었다. 루카스 무디슨 작품 <동거>에서는 이것들 모아 ‘정상적’인 것에 대한 경계를 떠들고 주장하고 포옹하고 공을 찬다. 저 멀리서 보았을 때 우리는 이오셀리아니 영화 속 사람들처럼 보일 것만 같다. 그렇게 따지고 들어도 각자 다른 것으로 구성된 하나의 비빔밥 같아 보이겠다는 뜻. 무력한 세계감을 느끼는 오늘이라면, 본인의 경계를 넘어 앞으로를 위해 주장해보고 싶다. 나 외롭다고, 심심하다고, 맛있는 것도 같이 먹고 함께 웃고 싶다 말이다.
12/20 [고사리와 친구들]
영화처럼 친구들의 이야기를, 물건을, 작품과 생각을 그리고 음악을 통한 움직임을 함께 나누고 싶어 작은 영화 모임에서 파티까지, 2년의 시간 동안 함께 만난 사람들과 기획해보았습니다. 여러 사람 도움 받아 친구들을 소개할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방문해주셔서 고사리를 축하해주시고 여러 움직임을 이끌어가실 모든 분들과 앞으로도 어떤 하루들 나눌 수 있다면 감사하겠습니다. 덕분에 마음 따듯한 연말 선물로 오래 간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공동 기획한 민규 형부터 현장에서 도와준 준영, 준호, 벼룩시장의 인서, 제리, 수미, 영, 유선, 지윤, 수정, 향이, 소아 님, 영화 상영의 도원, 세진, 민서, 패치룸과 션 님, 밤의 음악을 책임져준 맹칵, 솜솜, 잼, 전자소녀단 정젼 듀오, 메버릭 하우스의 한결, 혁민 님 그리고 찾아와주셔서 도움 주신 모든 분들 미리 새해 복 많이 받으셨으면 합니다. 고사리와 친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년에 또 뵈어요 !
어느 날 준영이가 카메라를 빌려주었다. 전부터 좋아했던 캐논 빌려줄게, 라고 해서 덥썩. 받아서 약 두 달 간 만나는 사람들을 찍어보았다. 이유는 나도 모르겠고, 일단 손에 카메라를 쥘 수 있었고 셔터를 누를 뿐이었다. 찍을 수 있어서, 담을 수 있어서 눈 앞에 존재하는 현상을 재연하듯 옮겨본다. 카메라가 인지되는 순간 (대상이든 나든)내가 봐왔던 것과는 다른 형상이겠지만 그것마저도 하나의 현상이라 생각하고 카메라가 거기 있었기에, 이 때에 고사리를 통해 만난 친구들을 여러 번 포착해 여기 남겨보았다. 시기도 계절도 속절없이 지나가버리니 남겨둘 뿐이다. 별다른 이유는.. 없는 것 같다.
알게 된지 2년이 채 안되는 친구들과 비슷한 모양의 사랑들로 더욱이 가까워진 특별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어느 아침 팔굽혀펴기하다가 생각했다. 감사합니다 허허.
prsm 001: 복수는 나의 것
12월 5일 공상온도에서 prsm의 첫번째 오프라인 행사가 열립니다.
박찬욱의 복수는 나의 것(2002)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DJ들이 영화를 주제로 큐레이션한 음악을 들어봅니다.
복수는 나의 것(2002)는 박찬욱의 ‘복수 3부작’ 중 첫번째 작품으로, 영화는 거대한 복수의 서사를 따라가면서도 인물들의 감정에 함몰되지 않은 채 절제된 시선으로 복수의 무의미함을 드러냅니다. 차가운 색감, 건조한 유머, 절묘하게 배치된 정적이 뒤섞여 박찬욱 특유의 미학적 세계를 완성합니다. 이러한 연출은 이후 <올드보이>와 <친절한 금자씨>로 이어지는 박찬욱의 복수 3부작 전체의 정서를 예고하며, 감독의 미학적 정체성을 확립한 출발점으로 평가받습니다.
[Info]
12월 5일 금요일 19:00-21:45
홍대 공상온도 @gongsangondo
[Ticket_link in bio]
15,000 *음료 주문 필수
우리 1002362088825 강*영
[Talk Session 19:00-20:00]
Moderator @lee_hhoon
Guest @hye_in_soop
[Listening Session 20:15-21:45]
DJ
@_heonju_@01495__@syoungrb_
Flyer by @fol.da_
*이 행사는 영화 상영회가 아닌 영화 토크/리스닝 행사입니다. 영화를 미리 감상 후 참여하시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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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온도 공간에서 진행되는 @prsm.service 오프라인 행사에서 모더레이터(진행자)를 맡게 되었습니다. 좋은 기회 주셔서 감사하며 분위기에 맞게 진행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로 한데 모여 시작되어 음악과 디제잉까지 이어지는 prsm 기획에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이번 첫 기획에서는 <복수는 나의 것>에서 이어지는 여러 음악들을 관객분들 그리고 <다섯 번째 흉추><인서트> 주연 문혜인 배우 분과 이야기 나눠보는 자리 마련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