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월, 스위스 그래픽 디자이너 Robin Eberwein(@eberbeer ) 과 협업한 포스터가 취리히 Museum für Gestaltung(@museumgestaltung ) 전시 Young Graphic Design Switzerland! 에서 올해 4월 6일까지 소개되었습니다.
스튜디오손손은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의 크리에이티브들과 협업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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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May, a collaborative poster created with Swiss graphic designer Robin Eberwein (@eberbeer ) was featured in Young Graphic Design Switzerland! at Museum für Gestaltung Zürich, which was on view until April 6 this year.
Studio SonSon hopes to continue collaborating with creatives across diverse fields.
이번 신작에 대해- city texture zine은 아직도 제작중이다. 검열하고싶은 생각들이랑 불안들, 있는 그대로 바라보려고 했고, 아무도 의뢰하지 않은, 나를 위한 포스터 작업을 작년에 했었다.
그러니까 포스터란 무엇인가? 누가 의뢰해야만 완성 할 수 있는 포맷인가? 디자인이라는게 클라이언트가 없으면 대부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분야라는게 스스로 좀 답답했던 것 같다. 그리고 이런 끝없는 질문들은 결국 나에 대한, 직업에 대한 정체성으로 이어졌다.
나는 도대체 누구지? 나는 미국에서 5년을 살았고, 한국에서 10년을 넘게 살았는데, 어쩐지 두 세계 다 나는 속하지 않는 것 같다. 그렇다면 나의 직업은 뭘까? 나는 디자이너라기에는 너무 자기 생각이 강하다고 하고, 예술가이기에는 너무 ‘디자인’ 스럽다고도 하던데.
작년에 베를린에서 돌아오고 난 뒤, 온갖 생각이 가득차서, 밤이건 낮이건 용산의 골목을 몇시간씩 걷고 또 걸었다. 심지어 대로변을 걷는 것도 싫었다. 내가 숨통이 트이는 곳은, 아무도 오지 않을 것 같은 구석진 골목길. 그리고 거기에 엉성하게 더덕더덕 붙어있던 전단지들, 알 수 없는 쓰레기들, 매끈하지 않은, 우연의 조합으로 온갖 그래픽을 남발하고 있는 도시의 장면들이였다. 그리고 그것들은 충분히 아름답다고 해야할까. 아무도 주목하지 않지만, 충분히 멋지고 새로웠다.
그래서 그것들을 사진을 찍어두고, 한동안 바라보다가, 그것들을 그냥 일러스트레이터에서, 이미지를 백터로 전환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단계 ’이미지 추적‘ 으로 전환해봤다. 그러고 보니 이미지 일부는 날아가고, 일부는 그럴듯하게 선이 따졌다. 마치 나의 검열된 생각들 같기도 하고, 도시에 부유하는 찌꺼기 같기도 했다. 그렇게 조금 방향이 잡혀서, 이미지들을 추적하고, 추적한 조각들을 붙잡아둔게 이번 포스터 시리즈이다. 그리고 이 작업은 오로지 나를 위한, 나 자신을 위한 어떤 이정표 같기도하다. 너, 이래도 충분히 괜찮다고, 스스로를 포용하는 것 같은.
그렇게 작업을 마무리 하고 잠시 잊어버렸다가, 완벽주의 때문에 아무것도 못하는 나를 스스로 깨버리고 싶은 시도와, 그리고 나도 가벼운 zine을 만들 수 있을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이번 offcut seoul 행사에 참여했다.
사실 가벼운 건 나한테 아직도 어렵다. 조형적인 책만 좋아하는 나에게 zine이라는 형식이 생각보다 까다로웠다. 그렇지만, 내용은 다소 무겁더라도 형식은 얼마든지 가벼울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실험적인 걸 하고싶다고 하더니, 진짜 미완성인 무언가를 참지 못하는 나의 모순을 받아들이며.
온갖 프린트 방법을 다 생각해본 결과, 역시 작업 자체가 경계에 있다보니 영 마음에 와닿는 방식이 없었다. 그러다가 작년에 즉흥적으로 사두어 둔, 즉석으로 프린트를 할 수 있고 해상도도 다소 낮은, 프린트 할 때 이게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건가? 싶은 이상한 소음을 내는 감열지 프린터로 모든 것들을 우수수 뽑아내니까, 마음 속에서 딱 들어맞는단 생각이 든다. 가장 힘들었고 무쓸모하다고 여겨진 작업, 가장 가볍고 즉흥적인 프린트 방식, 내가 가장 다루지 못하는 zine이라는 형식이 만나니, 내가 여태 한 작업 중 가장 괜찮아 보이는 건 무엇일까.
여러분, 이번 주말에 뭐하세요? Offcut Seoul(@offcutseoul )은 이번주 토, 일 오전11시부터 오후 6시입니다. 이번 offcut seoul에서는 thermal print를 사용한 zine을 실험해 봅니다. 책 읽는 손을 수집하는 아카이빙 프로젝트 Reading Hands 및 형광 에코백 시리즈도 가져가니, 참여와 구매 타이밍을 놓치셨던 분들은 이번 주말에 만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