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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 na

@namiyi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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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가라앉은 긴 하루였다. 동네에서 팔천 걸음 걸었다. 아침에 다녀와선 점심도 야무지게 먹고 수다도 좀 떨고 간식도 사먹었고 작업실에 갔다가 다시 그리러 나갔다. 일주일 새 날씨가 여름이었다. 봄은 봄처럼 슬그머니 왔다가 엄청 수줍게 있다 가더니 여름이 여름같이 와장창 온 것 같았다. 걷는데 티셔츠에서 땀냄새가 풀풀 났다. 일주일새 노랑꽃창포가 몇 덩이가 더 피었다. 이름을 저번주에 알았었다. 처음엔 지는 해를 바라보고 그리니 후덥지근하고 피로함이 몰려왔다. 그늘로 내려와 꽃을 더 그려봤다. 물통이 점점 탁해져서 노랑을 비워두고 그렸다. 간신히 세장을 그렸다. 스케치북의 첫장으로 그린 한장은 사진도 안남겼다. 풀 바로 옆에서 비교해보며 물감을 섞으니 생각보다 풀색이 탁했다. 물통에 붓 터는 소리에 가만히 있던 개미가 꽃 위로 올라간 것 같다. 개미와 풍뎅이와 꿀벌을 봤다. 나도 오늘 하루 작은 곤충들처럼 돌아다니며 열심히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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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days ago
제철의 셰프 영상을 받았습니다. 완두콩 후무스와 레몬 크림 파스타를 요리하는 지영 사장님의 손길이 영상 곳곳에 담겨있습니다. 무언가를 집중해서 만드는 손과 몸짓은 어떤 리듬 속에서 움직이는 춤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감독님들께서 플랑문의 따듯한 분위기를 잘 담아주셔서, 알록달록한 채소들의 색도 더해져 근사한 영상이 나온 것 같아요. 저는 구석에서 작게 드로잉하는 그림으로 참여했습니다. 주방의 냄비와 재료들이 달그락대는 소리와 함께 제철의 요리와 플랑문을 즐겁게 살펴주세요! (완두콩후무스 진짜 맛있었습니다.) @333rd.kr @hbpress.kr @flanmoon_kitchen @flanmoon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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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days ago
오늘은 늦은 오후에 그리러 나갔다. 벤치에 앉아 나무를 그리는데 큰아버지지만 삼촌이라고 부르는 삼촌이 미나야 하고 불러서 인사했다. 별로 친한 사이는 아니긴 했다. 그래도 마주치면 반갑게 인사할 수 있는 삼촌이었다. 삼촌은 옆에 앉아서 한참을 이야기했다. 나는 몇번 대답하고 질문하다가 그리는데 몰두하는 순간엔 대충 응수했다. 생각보다 내 얘기도 잘 들어주셨다. 나는 삼촌을 쳐다도 안보고 그림만 그렸고 삼촌도 그림엔 별 신경 안쓰고 사는 얘기를 하거나 가족 얘기를 물었다. 마치 옆에 두고 서로 전화통화를 한 것 같은, 그런데 꽤나 수다가 오갔던 대화였다. 허리가 아파서 나무를 그리곤 일어나 휘적거리며 스트레칭을 했다. 침대에서 자서 그렇다고, 딱딱한 데서 자야된다고 하시길래 에이 아니에요 하곤 자연스럽게 인사하며 헤어졌다. 돌아와서 아무래도 좀 버르장머리 없었던가 생각해봤는데 나도 삼촌도 반가웠으니, 삼촌은 거의 삼십분을 앉아서 이야기하다 갔으니 즐거우셔서 그랬을 거라고 짐작해본다. 내가 계속 그림을 그리던 중이어서 그 짧지 않은 대화가 가능했던 것 같다. 사생하며 이따금 일상에서 잘 겪지 않았을 일을 경험한다. 날이 따듯하고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의 저녁에 그렸다. 풀에 드리운 그림자가 움직이며 해가 천천히 넘어가는 걸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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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days ago
올해만큼 봄을 샅샅히 구경하려고 노력한 건 처음이다. 사월은 봄이 벌써 다 왔다니 망했다 너무 빠르다 벌써 초록이냐 하고 허둥지둥 살폈지만 오월은 좀 더 차분하게 보내면 좋겠다. 봄과 여름 사이의 아주 작고 사소한 근황만 겨우 그릴 수 있을 것 같다. 그마저도 바람이긴 하지만.. 암튼 작은 들꽃들이 참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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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days ago
물가의 넘쳐나는 초록 아침 점심 햇살도 잔뜩 쬐고 이것 저것 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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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days ago
일요일 아침 수원천에 가서 그렸다. 펜을 처음 가져가 봤는데 그리는데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이주만에 다른 풍경이 되었고 초록으로 무성했다. 꽃들이 몽우리를 달고 순서대로 필 준비를 하고 있다. 엉겅퀴 줄기와 잎이 무르익는게 보였다. 계절이 좋으니 작은 하천에도 아름다운 것들이 가득하다. 돌아와서 오랜만에 책상 앞에 앉아서 그렸고 그동안 마음에 걸린 것들이 살살 씻겨져 나갔다. 그리고 내 코에선 댐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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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days ago
정다운 장난감 가게에서 작은 팝업 전시를 엽니다. 저의 정말 몇 안되는 대문자 E친구가 한땀 한땀 만들어낸 가게 한 켠에서 포스터와 작은 소품 전시를 합니다. 사장님은 만나서 한참을 떠들다가도 아홉시만 넘으면 어쩐지 집에 가고 싶어하는 저i를 이해해주는…! 아쉬워하는 발걸음으로 헤어지곤 하는 오랜 동네 친구에요. 첫번째 가게를 마무리하고 몇 년이 지났지만 이번에 새롭게 단장하는 가게도 분명 사장님처럼 수다와 유머와 사랑이 가득할 거라고 믿습니다. 히얼유아의 즐거운 시작을 응원하며🕊️ <Here You Are : Our friends> 포스터 전시는 행궁동 히얼유아에서 다음주 목요일부터 시작됩니다. ⬇️ 뉴히얼유아 OPEN🌷 🎈2026.04.30(목)🎈 OPEN : 11:00 ~ 20:00 HERE U ARE ARTIST POP-UP vol.1 > Minalee Poster Exhibition 🖼️ “Here You Are : Our Friends” • 2026.04.30 - 2026.05.31 (히얼유아 오픈 시간과 동일하게 운영) 작가님의 작업실에서 함께 봄 산책 할 친구들을 히얼유아로 데리고 왔어요. 우리들의 봄 산책에 함께 동행하실 분들을 모십니다🌼✨ #행궁동#히얼유아#행궁동전시#수원소품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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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days ago
오늘 전시장에 한번 더 가고 싶었었는데..! 아쉬운 마음을 담아 올려보는 그림들. <제철의 셰프> 전시는 오늘 저녁 7시까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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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days ago
식재료의 동그랗고 길쭉하고 뾰족하고 흐늘거리는 모양들을 제일 먼저 떠올렸고 그 다음에 익숙한 동물들의 모양에서 닮은 꼴을 찾거나 어우러지는 색깔을 떠올렸어요. 즐거움으로 그린 그림들을 모은 <제철의 셰프> 전시는 내일까지 이어집니다. 그림 관련 문의는 @ghf_art 갤러리로 부탁드려요! 🥬🍅🥦🍉 <제철의 셰프> 그림전시 ghf 골든핸즈프렌즈 아트 2026.04.13.(월) ~ 2026.04.18.(토) 오후 1 - 7시 종로구 계동길99 1층 한옥 ghf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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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onth ago
열두번의 봄. 2026. 4. 16 #세월호12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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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onth ago
갤러리 가는 길에 만난 포스터들. 동네 구석 구석 붙어있는 포스터를 따라 이어지는 사장님들의 발걸음을 상상해봅니다. 오늘 전시에서는 저와 지영 사장님 각자의 공간에서 작업하며 듣는 노래도 틀어두었어요. 몇 안되는 따듯하고 소중한 봄날 먼 곳에서 가까운 곳에서 찾아와주시고 응원 나누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제철 그림 편지라는 제목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그저 즐겁게만 그리자고 다짐했어요. 고민과 걱정없이, 눈 앞의 맛있는 요리를 먹을 때의 기분으로 그렸습니다. 일년 간 동네 친구와 즐겁게 만든 편지가 많은 분들께 닿을 수 있어 기쁘고 감사합니다. 제철과 계절을 그린 책<제철의 셰프> 그림 전시는 북촌 GHF에서 이번주 토요일까지 이어집니다. 🥦🍉🥬🥔🍠 <제철의 셰프> 展 4.13 – 4.18 오후 1 – 7시 북촌 계동길 99 GHF 골든핸즈프렌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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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onth ago
오늘은 겨울이 다시 온 줄 알았다. 정해진 시간보다 조금 이르게 가서 조금 그렸다. 오늘은 수원천 가장 상류로 가서 그렸다. 통통한 황금빛 고양이와 십여분을 함께 머물렀다. 물가에서 한가롭게 쉬며 나무도 긁고 물도 마시다 사라졌다. 눈동자가 유난히 동그랗게 날 쳐다봤다. 고양이는 금방 갔고 바꿔 바꿔 세상을 다바꿔 머니 머니해도 머니 같은 강렬한 노래를 배경음악 삼아 좀 더 그리다 돌아왔다. 물감을 몇 개 안가지고 간게 아쉬웠지만 많이 가져갔다고 더 다채로웠을지는 모르겠다. 종이에는 영 안담겼지만 그래도 오래 눈으로 봤다. 저녁으로 삼계탕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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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onth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