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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 춤 돌]
김지연
@meaningzii
박준호
@junho___oooo
이시현
@leehyeon.project
〈“도래하는 (사실 이미 곁에 있을 지도 모르는) 존재는 임의적 (그 자체로 충분한) 존재다”〉
…살기만을 위한 공간이 더 이상 (필요) 없어 보인다. 도시 곳곳은 저마다의 이익과 욕망이 뒤엉켜 허덕이는 사람들로 골골대면서도 역동적으로 욕망이 실현되는 현장이 된다. 그런데 실상 대다수의 움직임은 이미 구획된 구조 안에서 매우 제한적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은 자율적으로 선택된 장소가 아니라 이미 구획되고 잘려 나간 틈과 같은영역이지 않나. 그 틈 안에서 다양한 욕망이 밀집하고, 반짝이고, 소비되고, 버려지고, 다시 쌓이고 있다.
이번 전시 《재춤돌》이 다루는 탑골공원 주변과 이태원의 재개발 구역은 특히 그 욕망이 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듯하다. 그곳엔 소비하는 자와 소비의 대상만이 남는다. 도시의 개발 주체부터 소시민에 이르기까지 점점 더 많은 이들이도시를 사용 가치보다 교환 가치로서 바라본다. 흰 임시 가벽, 정지된 포크레인, 산처럼 쌓인 흙. 잘 살아지는 곳이라기보다 잘 거래되는 곳이 되기 위한 풍경이다. 욕망을 만들어 내는 자와 따르는 자 그리고 그사이 버려진, 방치된 것.도시를 상층에서 바라볼 수 있는 자의 줌 아웃된 시선 아래 도시 개발이나 규제가 종종 ‘합리성’을 내세워 추진되지만, 실제로는 특정한 이익을 정당화하기 위한 명분에 가깝다. 앙리 르페브르가 지적하듯, 도시 계획은 거주자의 경험은 배제된 ‘시각주의(visualisme)’ 혹은 ‘도형주의(graphisme)’에 의존한 시각적 질서로 진행된다. 그렇게 재개발 구역의 오래된 터무늬들이 빠르게 삭제될 때 도시의 장소들은 더 이상 삶의 공간이 아니라, 이미지로 소비되는 배경으로 전환된다.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 조감도의 이미지와 같이 말이다.
김지연, 이시현, 박준호는 그러한 공간이 단일한 이미지로 전환되기 전에 조용한, 죽은 듯이 비어 있는 곳 사이로 들어간다. 이 공간을 이미지가 아닌 ‘살아지는 장소’로 바라볼 때, 또 다른 층위가 드러난다. 계단을 오르고 걸어서 흰가벽과 같은 하나의 막을 열어젖힌다. 바닥을 응시하고, 금지된 바둑돌을 쌓고 거리와 계단에서 춤을 춘다. 이러한 행위는 매끈하고 정리되지 않은, 걸리적거리고 치워 버려야 한다고 취급받는 것들을 붙잡는 시도이다.
(••• 서문 일부 발췌)
⬛️ 2026. 05. 12 — 05. 23
◼️ 서울 서초구 동광로15길 3 2F
@gallerycolorbeat
◾️13:00 — 18:00 (Tue - Sat)
▪️ 일, 월 휴관
글 장보미
@tamlimg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