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항상 나의 자격에 대하여 의심하고 의문을 제기해왔다. 내면에서는 이 길을 계속해서 걷고 싶은 나와, 이 길을 걸어도 되는지 묻는 내가 매번 언쟁을 벌였다.
무대를 무서워하는 래퍼가 과연 래퍼로서 자격이 있는 것인가에 대해 말이다.
어떤 무대에 서든 항상 가사를 절고 망쳤던 기억들이 하나 둘 쌓여가면서 그것은 가슴 한 켠에 깊게 응어리져 나를 괴롭게 했다.
처음에야 다음 번에는 지금보다 더 완벽하게 해내면 된다는 생각을 했었으나, 매번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잠자리에 누우면 저번과 같은 다짐을 또 하는 내 모습이 한심해질 때가 오기 시작했다. 어떤 기회가 오더라도 두려움에 망설이며 어려울 거라고, 이제는 저번과 같은 일이 또 벌어지게 될 거라고 생각하며 자꾸만 무대에 서는 것을, 그리고 사람 많은 자리에 위치하는 것 자체를 회피해오기만 했다.
어반스트라이커즈라는 크루에 속해 있으면 상당히 많은 기회의 순간들이 찾아온다. 그것을 거머쥐는 것은 자신의 몫이라는 걸 알고 있고, 알고 있는 사람만이 거머쥘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앞서 말한 이유로 나는 여태 찾아왔던 기회를 애써 못 본 채 고개를 돌렸었다.
그러던 어느 날, 장루 복원 수술을 마치고 병원에 입원해 있던 중 이전에 알음알음 얘기가 나왔던 4월 월간 모임에 대한 공지가 올라왔고 평소 좋아하는 장르인 재즈 힙합 요소 및 그러한 색깔을 가진 이벤트가 될 것임을 보면서, 이번에는 어떻게든 이름을 올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처음에는 간단한 전시물을 준비할 생각으로 참여 의사를 얘기했었다. 다만 모임까지 시간이 많지 않았고 당시 퇴원조차 언제하게 될 지 정확하게 알 수 없는 상태라서 공연을 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병원에 있으면서 전시 아이디어도 찾아보고 그 와중에 공연을 준비하는 다른 멤버들을 보면서 자극이 되었던걸까? 평소라면 상상도 못했을 짓임에도 이번조차 놓친다면 그 언제라도 무대에 선다 한들 이번에 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가 해소되지 않고 계속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대 경험 자체가 많지도 않고 마지막으로 무대에 서본 것조차 몇 년 전이기에 라이브 자체부터가 큰 부담인데, 막상 얘기해놓고 보니 열흘 내로 비트를 찾고 가사를 쓴 다음 모두 외워서 라이브를 서야 하는 상황이라 멘탈적으로도 엄청 무너지고 상당히 힘들었지만, 단 한 곡 뿐이었음에도 그걸 어찌어찌 해냈다는 것, 마쳤을 때 아쉬움을 보이는 사람들의 반응과 그동안 까맣게 잊고 있었던 학창시절 처음 무대에 올랐을 때 느낀 다시는 겪기 어려울 거라 생각했던 감동을 그 날 겪으면서 정말 감정적으로 복잡했던 여운이 아직까지 남는다.
어쩌면 여느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만족시키기 어려울 친구들 한 명 한 명의 입에서 만족스러웠다는 식의 대답을 들었을 때 얼마나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던지.
또한, 이 사람들과 함께한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큰 가치 있는 의미인지를 다시금 느꼈달까.
그룹으로 뭉쳐지면서 개개인마다 그에 더해 각기 다른 이유로 소중해지는 경험, 같은 공간에서 추억을 쌓으며 모두가 공감할 평생의 안줏거리를 가지고 심심할 때마다 그 때 그 사람들과 같이 언제든 나눌 수 있다는 것, 내가 누군가에게 의미있는 사람으로 한순간이라도 존재할 수 있었다는 것, 그리고 이러한 경험을 이들과 계속 쌓아나갈 수 있다는 것.
어느 누가 나에게 완벽했냐고 물어본다면 분명 기준적으로는 늘 그렇지 않음을 알면서도 이번만큼은 감히 완벽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최고로 행복했던 하루였다.
처음에는 나의 랩이 완벽하길 바라면서 무대가 완벽하지 못하면 하루를 망칠 것처럼 매몰되어 있었지만, 결국 그 날의 전체적인 하루를 완벽하게 만들어 준 것은 나의 랩이 가진 퀄리티와 퍼포먼스적 완성도보다 그 행위 자체와 함께 했던 사람들과의 에너지였던 것이다.
클로버는 원래 세잎이다. 꽃말도 역시 잎의 갯수와 상관없이 세잎조차 행운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대부분은 클로버하면, 행운이라 하면 네잎클로버를 떠올릴 것이다. 나부터 그러했으니 말이다.
네잎클로버의 모습을 바라던 세잎클로버에게 어반이라는 하나의 잎이 행운처럼 만들어져 네잎클로버가 되어진 느낌이랄까.
이러나 저러나 실질적인 의미는 같지만 그 풀이 원하던 모습과 의미를 가지게 된 것이니, 이들과 함께 할 때 우리는 진정 원하는 모습의 꽃이 된다. 것도 행운처럼.
알을 부수고서 하늘을 날던 새는 점차 속도를 높였다.
날개는 타오르고 부리는 녹아내리기 시작했지만 새는 그 불이 빛나보이면서 따스하게 느껴졌고 결국 쉼 없이 비행하다 어느 새 온 몸이 새까맣게 그을린 채 바닥에 내리꽃혔다.
몸을 에워싸던 거센 불이 한순간 사그라들고 이내 자욱해진 연기 속에서 날리는 재만 쳐다보며 나는 더 이상 불을 만들어 낼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을 때, 그들은 큰 말 없이 자신들의 불을 쐬어주며 꺼진 줄만 알았던 붉은 빛을 다시 증명시켰다.
마치 잉걸불처럼 말이다.
이전까지 나는 어반스트라이커즈에 내가 있어도 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 고민을 가지고 있었다.
처음 입단할 때는 뭐라도 하고 싶었는데 여태 받기만 했지, 제대로 어디 참여하거나 하지도 않고 이 안에서 해준 것이 정말 없다시피 했으니까.
처음에는 자격지심이라 여겼지만 돌아보니 결국 열등감이었나, 이 안에서 자기 할 일들을 열심히 해내 보여주는 사람들이 존경스러우면서도 그들과 대비되는 내 모습이 늘 부끄럽고 작아보였다.
처음 경험했었던 볼드 때도 정말 재밌었지만 한편으로는 이 대단한 사람들과 내가 같이 있을 만한 자격이 되는지 속으로 생각해 왔었던 것도 사실이다.
얼마 안 가서 암에 걸려 투병 생활을 하면서도 그들이 내게 십시일반 도와주고 병문안을 몇번씩이나 와줄 때도 이들과 나의 관계가 그 정도인지 생각해볼 정도로 벅차올랐다.
나를 가족으로 여긴다는 말을 듣고 한동안은 잠을 설칠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이번 업라이징 페스타를 준비할 때는 지난 날들과는 달리 플레이어로서 꼭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정말 많았다.
그들은 매번 멤버로서 나를 반겨줬지만 정작 내가 그것을 인정하지 못했으니 스스로를 인정하기 위해서라도.
그리고 다행히도 페스타를 준비하는 동안, 그리고 진행하는 4일동안 정말 많은 것들을 느끼고 경험하며 얻어간다.
소품들과 굿즈를 제작하고, 프론트에서 알바하고, 퍼포먼스도 하고 일손들도 도우며 어느 하나 내가 경험해본 적 없는 것들이지만 그럼에도 모두 이번에 해봄으로 또 한번 세계의 확장을 느꼈다.
루인이라는 이름으로 나를 부르는 그 소리들이 얼마나 반갑고 기쁘던지... 목도 나가고 온 몸이 쑤시듯 아프면서 감기도 걸렸지만 후회는 하나도 되지 않는다.
수고했다는 서로의 한 마디가 그 어떠한 것보다 약이 되었다.
나 뿐만이 아니라 모두가 그렇겠지.
우리를 매순간 시험하는 삶 자체에 커다란 반란을 일으킨 느낌, 우리 또는 각자 나름대로 작고 큰 일들이 있었겠지만 결국 돌아봤을 때 그것들이 지금을 더 돋보이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불사조는 알에서 깨어나 세상을 자유로이 날아다니다가 자신의 몸을 불살라서 다시 알로 돌아가기를 반복한다고 한다.
내가 끊임없이 내벽을 깨나가고 있을 때 바깥에서도 외벽을 함께 부숴주는 그들이 있기에 나는 또 다시 새로운 세상에서 깨어난다.
서울의 2026년 4월 월간모임 LOVE SICK은 편하게 앉아서 재즈힙합과 칠 뮤직을 들을 수 있는 리스닝 파티 + 어반 멤버들의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 위주의 이벤트로 만들어졌다.
날짜: 2024.04.25.
장소: 신촌 허니클로버 (연세로7안길 7)
드레스코드 : FORMAL, CLASSIC, JAZ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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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LINE UP
- RAP
5SEAN
GONG GAWI
LOOIN
- DJ
SSOJU
JEIJE!
BOIGOTPURP
WORKMAN247
- LIVE ART & DRAWING
JALGEURAK
MOKI + LULZ
BITBITS
- EXHIBITION
JOYCE
HYEONHAK
BROPOTE
ROOS
JUNE LEE
JI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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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 TABLE
21:00-22:00 SSOJU
22:00-22:15 5SEAN
22:15-23:15 JEIJE!
23:15-23:30 GONG GAWI
23:30-24:30 BOIGOTPURP
24:30-24:40 LOOIN
24:40-01:40 WORKMAN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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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ENUE
HONEY CLOVER
[S'25: 마무리글]
올해는 작년만큼이나, 어쩌면 작년보다 더 특별했던 한 해였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작년 말, 암 투병을 시작하면서 약 반년을 생존에 집중했고 마침내 이식에 성공하였는데요. 별개로 기존의 계획이 상당히 틀어짐에 따라서 버텨온 시간을 마치 낭비한 것 같다고 느껴왔습니다.
귀한 목숨을 겨우 붙잡았는데, 그걸 삶과 엮지 못하고 별개의 개념으로 생각하고 있었으니까요. 자기 삶을 달라고 목숨을 다시 내놓을 꼴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돌아보면 오히려 그 시간이 저를 좀 더 단단하게 만들고 존재 자체로 증명하게 해준 것 같기도 합니다. 더불어 많은 깨달음과 경험을 얻기도 했고요.
공백 위에 놓인 시간에서 저는 흐트러진 것들을 어느 정도 정리하고 다듬으면서 한층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세계관을 정립하고 재설정하며 기반을 확실히 할 수 있었죠.
또한 낭만과 사랑이 무엇인지 몸소 느끼기도 했습니다.
병문안부터 시작해서 안부를 포함한 전화와 문자, 하나같이 소중한 선물들과 뭐라 표현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벅찼던 여러 사랑…
굳이 저를 위해 시간과 돈을 쓰며 자기 삶의 일부를 내주고 언제든지 소중한 순간의 한 자리에 저를 생각해 불러주는 그들의 사랑에는 항상 낭만이 녹아 있었기에 역시 둘은 떨어뜨려 놓을 수 없는 것이라고 확신하게 되었어요.
작년 한 해가 새로운 시작을 말하며 많은 것을 시도하고 늘어놓으며 여러 사람과 만나 인연을 맺는 해였다면, 이번 2025년은 지난 25년간의 여정을 중간 점검하고 저와 제가 사랑하는 모든 것들 사이를 더욱 끈끈하고 단단히 하는 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남을 위해서 죽을 각오를 할 수 있다면 그 마음으로 남을 위해 살아보라는 글을 본 적이 있었는데, 이번 다시 주어진 생은 그럴 각오로 살아보려 합니다.
그리고… 그대들은 항상 저를 좋은 사람이라 말하는데, 그 이유에는 항상 그대들이 있다고 꼭 덧붙이고 싶어요. 먼저 그대들이 제게 좋은 사람이니 저 역시 받은 에너지를 태도로 보이는 것이겠죠.
사실, 좋고 나쁨은 각자 기준에 따른 것이잖아요? 타인을 분석하는 만큼 저 자신도 자주 돌아보는데, 사람마다 완벽히 좋고 나쁜 사람은 아직 본 적 없고 각자 내가 좋아할 부분이랑 싫어할 부분이 나뉘어 있을 뿐인 것 같아요. 내게 좋은 사람이 다른 이에게는 나쁜 사람일 수도 있고, 반대로 내게 나쁜 사람이 다른 이에게는 좋은 사람일 수도 있으니까요. 저도 누군가에게는 그렇겠지요. 대부분의 것이 그렇지만 사람 역시 입체적이라는 것을 올해 많이 느낍니다. 그래서 이해가 중요한 것 같기도 하고요.
아무튼 그럼에도 저의 단점은 보듬어 주고 장점은 치켜세워주는, 저를 더 살고 싶게 만들어 주는 제 삶의 미련들에게 올 한 해 수고 많았다고 진심을 담아 이 말들을 전합니다.
이번 한 해 동안 받은 사랑은 절대 잊지 못할 거예요. 정말로요.
특히 말뿐만이 아니라 더 나아가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올 한 해 제 곁을 스쳐 갔던 모든 인연과,
그저 지나치지 않고 여태 곁에 남아주신,
제 삶의 미련 모두에게.
낭만과 사랑을 가득 담아,
루인, 그리고 이민규 올림.
오늘은 10월 15일, 작년 부산에서 처음으로 전시라는 것을 해보았었던 날입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책을 써보기도 하고 발매 준비도 하며 무엇보다 늘 혼자 걸어오던 길을 영도 동료들을 만나 같이 할 수 있었던 개인적으로 여러모로 기념적인 날이기도 합니다.
최근, 저는 영도 동료 몇분들의 전시에 다녀왔습니다. 다른 영도 동료분들도 많이 생각나더군요. 뒤이어 작은 생치기에도 흉이 지듯, 스치기라도 했던 인연들이 떠올랐습니다. 오랜만에 밖에 나와 그런걸까요? 그렇다고 일일히 연락할 성격까지는 못되서 이렇게나마 오늘을 핑계로 삼아 글로 풀어 봅니다.
1년 전, 작은 방 안 책상 한 가운데에 놓여진 책, Talestopia는 최근에서야 세계관을 정립하고 영원의 다듬기를 시작했습니다. 과정 중 정립을 앞두고 얼떨결에 이 이야기의 끝 또한 정립하게 되면서 그동안 전개되던 이야기를 다시 처음부터 쓰게 되었지만... 이제야 틀이 잡혔기에 결과적으로는 만족스러운 부분입니다. 특히 이것이 일반적이지 않은, 삶과 진하게 연결된 세계관이라는 점에서 저는 세계관의 정립이 저라는 사람의 삶에 대한 정립이라고도 생각했습니다. 스스로를 구속하는 듯 보여도 그것으로 저는 저만의 자유를 얻을 수 있었죠. 소유자가 불확실한 넓은 땅보다 자기 소유가 확실한 땅이 자유에 좀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땅이야 넓혀가면 되는걸요.
주요 인물인 과거를 받아들인 남자 이야기를 해볼까요? 몸 회복은 잘 되고 있습니다. 과거를 한꺼번에 받아들인 탓인지 미뤄왔던 삶의 여독은 꽤나 지독했었지만 1년 가까이 쉬어보니 이 역시 해독이 되기는 하는 것 같습니다. 이제 빈번히 찾아오던 복통은 사라졌고 다만 저번처럼 간 수치가 좀 높아져서 반강제입원 당하는 일은 있었으나... 아무튼 기운차려가고 있답니다. 아 참, 머리도 이제 기르고 있고요. 이제 외출이 비교적 자유로워져서 전시도 다녀오고 여기저기 다녀봤는데, 늘 걱정하던 표정들을 보다가 이제야 웃는 얼굴로 마주해주는 지인분들을 보니 저 또한 행복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무리하지 않고 힘을 크게 쓰는 일만 아니라면 괜찮을 거라며 일하는 것도 허락받았으니 돈을 조금씩 모아보려 합니다. 물론 매주 병원을 가야 하기에 단기 알바만 하게 될 것 같네요.
그리고 우연히, 책과 함께 세상에 나온 노래도 오랜만에 들었습니다. 여전히 듣기 힘들더라고요. 뒤이어 '차라리 라이브로 하는게 이것보단 나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저는 제가 무대에 서보았던 것이 마지막으로 언제인지 떠올려봤습니다. 벌써 몇년이나 되었더라고요. 왜였을까요? 그 놈의 가사 암기가 문제였습니다. 아무리 가사를 잘 써도 잊어버리면 무의미했죠. 실수가 쌓이니 트라우마가 되서 무대 올라가는게 두려워졌습니다. 심지어 기회들이 있었음에도 두렵다고 피한 것이 생각나니 후회스럽더라고요. 마침 세계관도 정립되면서 곡들이 쌓이기 시작했기에 라이브 연습(을 가장한 가사 암기 챌린지)을 조금씩 해보고 있습니다. 머지 않아 마이크를 든 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무언가들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스토리 있는 많은 브랜드들이 순차적으로 나올 것 같아요. 아마 긴 시간에 걸쳐서요...?
아, 유튜브는 할려다가 뒤엎고 다시 어떤 컨텐츠를 할지 고민하는 중입니다. 흑흑...
몸 건강이 회복되는 만큼 진행 상황도 나아가는 것 같아요. 슬슬 이 짓을 함께할 사람들도 하나 둘 필요할 것 같고요. 1년 전 영도에서 저 작품을 만들 수 있었던 것도 동료들이 도와주었기 때문이거든요. 저 혼자서는 절대로 불가능했을거에요. 할 수 있는 것들이 아직은 한계가 좀 있지만, 그 안에서 여러 재밌는 일들을 꾸며가는 중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만 쓰면 너무 길어지네요...
모두 낭만과 사랑이 충만하시기를!
P.s 다들 편지 잘 갖고 있을지 모르겠네... 아직까지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소박하게나마 선물 줘야겠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저는 6월 9일, 조혈모세포이식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최소한의 회복 후 오늘 퇴원하게 되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한 분 한 분 찾아다니며 인사드리고 싶지만, 이제 막 이식받고 보름 밖에 되지 않은 애기애기한 면역체계로 인해 사람 만나는 것도 조심해야한다네요.
아쉽지만 조금 나중에 보도록 해요.
이식은 성공적으로 잘 마쳤습니다.
사실 걱정되던 것은 바로 숙주반응이었는데, 다행히 입안이 헐고 목이 붓고 허리 통증에 다리 쪽 근육통이 왔던 정도라 진통제 맞으며 버텨냈습니다. 크게 심한 증상은 아니여서 다행이었어요.
이식 관련해서 얘기를 조금 더 해보자면, 저는 일반적인 케이스보다 조금 더 수월하게 이식 후 과정을 진행하는 중입니다. 동종 100% 이식이라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심한 숙주반응 없이 초반 15일 정도를 잘 견뎠고, 이 기세를 이어 퇴원 이후로도 숙주반응 없이 잘 회복되었으면 하고 있습니다.
제가 잘 이해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식 후 숙주반응을 막아주기 위한 면역 억제제를 복용하게 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줄여나가다가 끊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큰 알 하나와 작은 알 두 개를 복용했는데 며칠 전에 작은 알 하나를 뺐고, 퇴원 하루 전에는 큰 알 하나만 복용하게 되었으니 아무래도 잘만 하면 면역 억제제를 금방 끊을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도 있습니다. 물론 숙주반응이 더이상 없어야 하겠죠.
면역 억제제를 끊게 되면 직장도 구할 수 있고 이런저런 제한이 많이 풀리는 것으로 알기에, 하루 빨리 면역력이 좋아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긴 시간, 병원에 있는 동안 여러 생각을 했습니다.
무료한 시간들을 의미있게 쓰기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가볍게 기획하기 시작했고, 평생 멀리 할 줄 알았던 영어도 배워보기로 하며, 브이로그 유튜브도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다음 EP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대부분 눈에 띄는 본격적인 진도를 나가기 시작하려면 6개월~1년 정도 걸리겠지만 기반을 착실히 다져놓고 있습니다.
기대... 감히 말해보지만 조금은 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 제가 숙주반응과 감염 없이 무탈하게 회복되기를 빌어주세요.
아직 싸워야 할 것이 조금 남은 듯 하지만, 열심히 이겨내보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여진 저를 여러 방면으로 도와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합니다.
은혜는 절대로 잊지 않고, 멀지 않는 날 기회가 될 때 꼭 그 이상으로 보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2024년을 뒤로 하는 건, 그러니까 더 정확하게 말해서 24살의 저를 앞으로 과거로만 추억하게 된다는 것은 제가 지나왔던 어느 시간들보다 좀 더 슬픈 일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저의 일, 약속, 꿈 등 크고 작은 것들을 마침내 펼쳐보이고 정점을 찍으며 동시에 그것들의 마지노선이었던 2024년, 마침내 직접 경험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제가 가진 영혼의 심장은 매우 빠르게 두근거렸습니다.
드디어 나의 꿈을 이룰 때가 왔다는 한껏 부푼 기대감과 아직까지 제대로 준비된 무언가가 없는데, 혹여나 아무런 의미없이 해를 보내게 될 것이라는 거대한 불안함으로 말입니다.
지금 와서 돌아보면 한 해에 굵직하게도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숙식까지 하며 나름 열심히 다녀보려했던 첫 직장에서 퇴사를 하고, 예술가라며 정작 보여줄 것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원하던 크루에 합류하게 되며, 한 예술가들의 카페에 합격했지만 갑자기 잠수해버려 혼자 몇달을 애걸복걸 하기도 했었습니다.
그 와중에 부산 영도에서 한달살이를 하며 여러 분야의 많은 예술가들과 함께할 수 있는 지원사업에 참여하게 되면서 그토록 바라던 디지털 앨범과 자서전 비스무리한 책도 내며 전시라는 새로운 경험으로 여러 예술 분야에 눈을 뜨기도 했습니다.
(전부터 예술가라는 타이틀을 늘 품어왔지만 현실은 래퍼, 사실 더 정확하게는 꿈만 꾸는 백수였으니...)
그렇게 또 하나의 전시를 준비하다 예상치 못한 병에 걸리기도 하고요...
이후로는 투병 생활의 연속이었습니다.
솔직히 안 힘들지는 않았고, 굉장히 힘들었던 순간들이 꽤 있었습니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버텨야만 하는 힘든 일들이 크고 작게 있었죠.
무엇보다 그렇게 기대했던 2024년을 그런 식으로 마무리하게 된 것에 대하여 스스로에게 매우 실망했었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지금 이 순간까지 버티며 24년도를 지나 25번째 생일을 맞이할 수 있게 된 것은 저의 소중한 인연들 덕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저를 잘 아는 사람들은 제가 얼마나 우울한 사람인지 짐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걸 얼마나 숨기려고 애쓰는지조차 알고 있죠.
매일같이 우울해하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행복해하는 것을 반복하는 기복을 가린 채, 항상 괜찮고 행복하며 웃는 가면을 써도 그 뒤를 알아주고 기복과 우울을 처음같이 받아주는 그들 덕분에 저는 그 가면의 올라간 입꼬리와 긍정적인 변화를 조금씩 겪고 있습니다.
미련 가득한 2024년을 보내고 모든 것이 끝나버린 듯 공허해진 마음을 받아들이는 것은 상당히 힘든 일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있음으로서 2025년, 그 공허함을 그저 비워짐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들로 채우기를 시작하는, 이제 막 프롤로그를 마친 것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눈을 가집니다.
여전히 저는 제 삶과 존재에 의문을 품을 때가 있습니다.
아직까지도 뭐든지 의미를 부여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성격때문일까요?
오늘같은 날은 그 의문이 다시 짙어지고는 합니다.
처음 보는 사람과 오랜만에 보는 사람,
간간히 인사치레의 정도 하는 사람,
그리고 계속 내게 얼굴을 비춰주고 말 걸어주며
어딘가 꼭 숨어있을 때면 찾아서라도 꺼내주는...
어떠한 말로도 표현 못할 삶의 이유를 상기시켜주는 사람들 덕분에 1년씩 수명을 연장해나가며 과거, 생각했던 미래에 도착해 거창했던 계획을 실현해보고 이제는 그 미래를 지나 새로운 이야기를 쓰려고 합니다.
모두 감사합니다.
소소한 행복의 농도는 정말로, 매우 진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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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저는 작은 호의에도 조금씩나마 의미를 두는 편입니다.
하물며 생일 축하한다는 몇 마디에도 무언가 보답하고 싶은데, 말없이 계좌로 생일 축하한다며 돈 보내신 몇몇분들이 계시더라구요... 누군지 알면 나중에 보답이라도 할텐데... 혹시 괜찮으시다면 연락주세요... 감사합니다 🙇
안녕하세요. 인사가 많이 늦었습니다.
이민규입니다.
그냥 놀고 계신줄 알고 있는 분들도 많고, 예술 그만 둔건가 싶으신 분들도 계시고, 알음알음 어느정도의 대략적인 사정은 아시는 분들과, 정확히 어떤 상황인지 아시는 분들도 있으실 겁니다.
워낙 주변 걱정 시키기 싫어하는 성격이라 극소수의 인원들에게만 상황상 어쩔 수 없이 얘기한다거나 그랬었는데, 더 이상 길어지면 주변 사람들한테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아 고민 끝에 알리기는 해야 할 것 같아 이렇게 인스타에 글을 하나 올립니다.
1.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저는 최근 11월 말에 응급실을 찾으며 혈액암을 판정받아 12월 초부터 이대목동병원의 격리병동에서 항암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잘 버틴다고 생각했는데 이거 진짜 쉽지 않습니다.
왜 하루하루 버틴다고 얘기하는지 슬슬 알 것 같더라고요.
저도 최근까지는 '나 좀 잘 버티는 듯?' 이러다가 며칠 전부터 밥을 제대로 못 먹는 중이라 온갖 정신력을 끌어오는 중입니다.
방금 교수님 오셔서 다음 일주일은 정말 잘 버텨야 할거라는데 두렵지만 열심히 버텨보겠습니다.
(사실 퇴원하고 나서 담배연기 가득한 집에 들어갈 생각에 스트레스 받기도 합니다... 🤫)
2. 유튜브로 좀 남겨보는 취미를 가져나 해볼까 했으나 노트북이 없어서 포기했습니다.
정확히는 집에 노트북이 한번 맛간 뒤로 외부 모니터를 연결해 쓰는데 이게 고칠라면 뭐 초기화를 해야 한다 그러길래 그냥 놔두는 중입니다...
뭐 어차피 면역력도 낮은데 노트북 들고 와서 먼지 폭풍 맡고 싶진 않으니 이러나저러나 패스하는게 맞는 것 같기도 합니다.
💫 3. 심심합니다. 💫 (비공식 면회 관련 내용)
사실 글을 쓴 주된 이유이기도 한데, 제가 면역력이 매우 낮고 툭하면 멍들고 잘 안 낫는 뭐 그런 특성이라 1인 격리병동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위생이나 감염 등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써야하고 열 조금만 나도 상황이 좋지는 않습니다.
좀 더 얘기하자면, 뭐 밀봉 되지 않은 것들? 절대 못 먹구요...
생수 같은 것도 한번 따면 2~3시간 내에 다 먹어야 합니다. 균 증식 때문이라더군요. 생수 뿐만이 아니라 모든 병/캔 음료 마찬가지이며 하물며 간식까지 모든 것이 그렇습니다. 여는 순간 타임어택의 시작인 것이죠. 암튼 그러한데...
격리병동이고 하다보니 보호자 외에는 출입조차 되지가 않습니다.
여러분 중에 면회 오고 싶다는 분들 많이 계셨었는데 사실 격리병동을 퇴원 때까지 벗어날일이 없을 것 같아 어려울 것 같기도 합니다...만...?
방법이라면 방법이 있기도 하더라고여 (히죽)
(일단 제 꼴이 말이 아닐거라 감안하고 오셔야 할겁니다...)
제가 5층 출입문 바로 첫 방을 쓰고 있는데요
애초에 5층 병동 출입문 들어오시려면 보호자 출입증이 필요하고, 여러분들을 굳이 병동까지 모시고 싶지는 않습니다.
중요한 건 병동 출입문 기준으로 바깥은 휴게실이라는 점인데 사실 여기서 다들 다 만나는 분위기이더라고요...?
공식적인 면회는 안되지만, 혹시라도 제 꼴이 어떤지 보고 싶으신 분들은 미리 연락 주신 뒤에 일정 맞춰서 51병동 유리문 앞 휴게실에 와주시면 마중 나가겠슴다 히히
오는 길 -> 이대목동병원와서 일반 엘베타고 5층 오면 됨
(상황따라 만나도 오래는 얘기 못할 수도... 제가 맞는 약도 많고 간호사 분들이 워낙 많이 찾는 사람인지라...)
그래도 소독제 + 마스크는 필수로 지참하셔야 하고 저랑 접촉은 소독하고 하시는 것이 서로 좋슴다
💫4. 오시지는 못하지만 뭐라도 보내주고 싶으신 분들께💫
👉 주소: 서울 양천구 안양천로 1071 (51병동 유리문 앞)
51병동 유리문 앞 이라는 상세 주소도 적어주셔야 요 앞까지 옵니다 ㅠ 그리고 제꺼인지 알아볼 수 있게 본명을 넣든 활동명을 넣든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쿠팡도 받고 택배도 받아용 심심한데 공예나 할거 주면 좀 더 땡큐입니다 (근처 다이소가 있어서 심심풀이 공예 용품 있을 줄 알았더니 규모가 많이 작다고 해서 실망)
5. 곧 빡빡 밀 예정
머리 빠지는거 보는 것도 스트레스고 여러분들 슬슬 볼려면 머리라도 깔끔해야하지 않겠나 싶어서 미용 신청을 했슴다.
무료로 잘라준다는데 언제 자를지는 모르겠어여 곧?
6. 두서 없이 이것저것 적었는데 그럼 뿅!
⚓《모든 배는 파도를 넘어서 간다, END》⚓
이별이야 약속 되어 있었고,
이 역시 어쩌면 한낱 수많은 사업 중 하나이자
잠깐 머물다 지나가는 점 하나이었겠지만,
그럼에도 작은 것 하나하나까지 의미 부여가 큰 제게는
손에 꼽을 정도로 특별했던 경험이었기에,
마음을 정리하고 오늘에서야 조금 끄적여 봅니다.
사실, 올해는 저의 마지막을 준비하던 해였습니다.
무의미하고 허울뿐이던 세계관을 정리하고,
지금까지 숨만 쉬게 했던 산소호흡기를
스스로 떼내야겠다고 생각했었죠.
그래도 떠나기 전에 뭐라도 하나 남겨야 하지 않을까 싶어,
그래야 마음이 조금은 편하고 미련을 지울 수 있을까 싶어서
시작했던 처음이자 마지막이라 생각한 프로젝트였으나...
오랫동안 그리워 했던 바다를 보고,
하나 둘 소중한 인연을 맺어가며,
그토록 원해왔던 예술 작업에 집중하다보니,
어느 덧 이 모든 것들이 오히려 제 삶의 미련이 되었습니다.
언젠가 영도 바다를 한 번 더 보고 싶은 마음,
소중한 내 사람들을 되도록 평생 잃고 싶지 않은 마음,
이 세계관의 다음 에피소드를 써보고 싶은 마음,
나라는 사람의 삶을 좀 더 보고 싶은 마음...
아마 이번 항해를 통해 받은 무수한 사랑들 덕분이겠죠.
항로를 열어주고 배의 머리가 되어주신 모든 운영진분들,
배키가 흔들릴 때마다 바로 잡아주신 멘토님들,
그리고 항해를 함께하며 파도를 넘어준 모든 항해자들을 포함해,
평생 모진 말들 위주로 들어오며 삶의 이유를 잃어버렸던 제게 따스한 말과 행동들로, 사랑을 끝없이 건네주며 다시 살아갈 힘을 준 지금의 내 사람들에게 무한한 감사를 표합니다.
저는 여러분들과, 또 함께했던 시간들 모두,
영원히 잊지 못할 겁니다...
언젠가 꼭, 제가 받은 사랑을 다시 보답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동안 다들 너무나도 수고 많으셨고,
감사했습니다!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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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배는 파도를 넘어서 간다》
- 2024.10.15(화)~2024.10.27(일)
- 부산 영도구 봉래나루로 190 (OneZ 창고)
- 나이아스
강민아 @minaareyouokay
윤효진 @sokoniyiru
이수련 @ocseel
진승현 @jin_coolgirl
- 리케이온
강상헌 @pheliaoh
- 박승철 @seungchul_pak
- 변의정 @davidboyandgirl
- 연록
장서연 @9s_y9
최승민 @byakuroku_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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