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양 발가락 끝에 혹을 달고 태어났다고 한다. 겨우 여섯 살 된 나를 신촌 세브란스로 업고 다니던 사람은 바로 우리 이모. 엄마에게 물으면 아직도 내 혹이 오른쪽인가 왼쪽인가 고민을 한다. 나 자신도 내 부모도 모르는 나를 유일하게 알던 이모가 세상을 떠났다. 이따금 사람들이 나의 취향을 좋아해 준다. 단언컨대 내 취향은 스무 살까지 함께 살았던 이모의 취향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내가 식물과 꽃을 사랑하는 것도 매년 입춘이면 저 경기도 꽃시장에서 1톤 트럭 가득 꽃을 채워 주말 내내 심는 이모였으니까. 겨울에는 내 키보다 큰 나무들이 얼어버릴까 집안 곳곳에 옮겨두기도 했다. 세탁기 옆에서 꽃을 피운 나무에 샴푸가 튈까 봐 몸을 구겨 씻던 기억이 난다. 노인들만 떠올리면 1분 만에 울게 되는 재주를 가지게 된 것도, 60살 차이 나는 이모 덕분에 동네 어르신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자랐기 때문일 것이다. 불교를 좋아하는 것도 새벽 4시 30분이면 이모 방에서 들리던 새벽 기도 소리 덕분에, 성인이 되고 정기 기부를 시작한 것도 몇십 년 동안 보육원 곳곳을 지원하던 이모 덕분에, 까탈스런 입맛도 평생 먹고 자라온 이모 음식 덕분에, 언제 어디서든 노래를 듣는 습관도 늘 카세트 테이프와 함께였던 이모 덕분에, 깔끔한 성격을 가진 것도 매일 아침 방바닥을 물걸레질하던 이모 덕분에, 손편지를 좋아하게 된 것도 용돈을 늘 봉투에 담아 짧게라도 수경아 사랑해를 써주던 이모 덕분에, 죽음에 대한 공포도 언젠가 떠날 사람이었던 이모 덕분에. ‘때문에’로 당신을 오해하고 오독하던 시간을 지나 돌이켜보니 이 모든 것은 이모 덕분에. 다시 태어나는 것은 불교에서는 벌이니까, 이모는 벌 받을 이유 없는 좋은 사람이니까, 부디 다시 태어나지 않기를. 딱 엄마가 흘린 눈물만큼만 윤회의 고리 끊고 열반하고 해탈하길. * 지난 2025년은 새로운 만남보다는 많은 이별을 했습니다. 지독하게 집착하던 관계에서도 벗어나고 애증하던 사람도 보내주었습니다. 몇 달 전에는 사진첩에 있던 대부분의 사진을 지웠습니다. 연연하던 것도 놓아주고 보지 않으려 의식하며 사느라 바빴습니다. 이렇게 빈 공간에 채우려고 계획한 것들이 정말 많습니다. 올해는 인생의 새로운 챕터들이 기다리고 있어요. 성격 급한 저이지만 차근차근 솔찬히 잘 살아보려고 합니다. 알다시피 저는 고독을 자처하는 인간이지만 지독하게 외로움을 싫어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부디 올해도 저와 함께 해주세요! 건강! 즐거움! 평안함! 자유! 유연함!
Less drama more pizza please
오만하고 자아가 비대해서 이따금 시기질투를 받는 것 같다가도 그 누구도 나에게 관심이 없는 것 같아 처절하게 슬프다가 선명한 하늘이 눈부시게 아름답다 생각하면서 동시에 모두 다 꺼졌으면 하는 마음이 올라오기도 하고 길가다 마주친 유모차 끝에 걸린 아기 발가락 보고는 방끗 미소가 나다가도 인간은 왜이렇게 약하게 설계되었나 조물주에게 화가 난다 그러다 또 지구 반대편에서 몇십 년 전에 찍힌 끝내주는 비트를 들으며 또 마음 한구석에 시원한 바람이 불고 ~ 군데군데 모났지만 다채로운 겹겹의 모습들이 가득한 5월 ~
visual directing • ai vfx and artwork • main website page for @punctum.test
punctum test의 004 라인업 비주얼 디렉팅과 AI vfx 비디오 그리고 인터랙티브 웹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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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까지 옷이라는 카테고리에 큰 관심이 없던 이유는 이야기가 쉽사리 보이지 않아서가 아닐까 싶다. 옷을 만드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었나? 분명히 있겠지. 그런데 말이야, 나는 한국에서 그리고 이 나이대에 이런 감각에 이런 옷을 만드는 이의 사유를 본 적이 없다. 어떤 생각으로 어떤 마음으로 자신이 만든 모든 옷을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니. 지금 생각해보면 번거롭고 미안한 일이지만, 그녀에게 공동 작업 시트에 모든 옷의 디테일과 입는 방법, 제품 사이즈와 원단 선택 이유 그리고 어디서 어떻게 아이디어를 얻어 만든 옷인 지 정리해서 써달라 했더니 … 며칠 뒤 그 시트를 빽빽하게 채우고는 아쉬워하는 사람이었다. ‘그냥’이라는 편한 단어로 매순간을 쉽사리 넘어가는 이 세상에서, 해주고픈 말이 많아 꾹꾹 참아두는 사람이라니. 굳이 굳이 소설을 만들어 자신의 옷을 설명하는 사람이라니. 이런 사람이 만든 옷은 도대체 어떤 옷일까. 004 옷들을 만지고 입어보며 어떤 비주얼과 기획을 담을 지 꽤 고민했다. 앞선 과정을 통해 누군가로부터 옷이 만들어진다는 건 마치 인간이 탄생하며 팔자처럼 타고 난 이야기를 갖고 있는게 아닐까. 그리고 나는 그저 그걸 잘 닦아서 보여주면 되는 것일테고. 옷 자체로 훌륭하다면 무엇이 더 필요할까.
곁에서 괴로워하고 기뻐하고 슬퍼하고 웃고 또 좌절하고 불안해 하고 걱정하는 모습을 함께 해서 너무나도 즐거웠어요. 이런 옷이라면 평생이고 옷이라는 걸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멋진 소녀를 계속해서 지켜보실 분 구합니다 (1/80억 인구) @heouj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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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the best ever
photographer @kurondo
Hair makeup @jiiinkim
Styling @min2ragohaee
오늘 문득 갑자기 친구들이 보고 싶어 10초짜리 일상 영상을 보내달라고 했다. 사실 친한 친구들이랑도 용건이 없으면 메세지를 거의 하지 않아서, 오늘 얘는 뭘 먹었나 출근은 했나 어디를 갔나 알 방법은 인스타그램을 훔쳐보는 정도. 하루 중 몇 초도 안 되는 모습이지만 다들 이렇게 다양하게 여러모양으로 지내고 있었구나. 다정하게 내 이름을 불러주며 인사하는 모습이 그리웠던 것 같기도. 너무 너무 보고싶은 얼굴들. <3
p.s. 다른 친구들도 물론 궁금한데, 가끔 제 생각이 난다면 일상 10초 찍어서 저에게 보내주세요. 누구든 대환영!
I rarely text my friends but today I suddenly missed them so much. So I asked them to send me a quick 10-second video of their moment. Even though we can‘t go back in time, I believe there’s something fun and priceless in the way our lives keep changing like this video. Love you my gir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