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겸 혹시나 관심 있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 남겨 놓는 포케파크 칸토 예매 및 관람 팁.
1. 포기하지 말자, 예매 전쟁
※ 예매 1회당 2명까지만 예매 가능. 그럼 4명 가족은 어떻게 하냐. 하루에 2번 예매 성공하면 된다. 그게 되냐고?
가능함. 그것도 같은 등급+동일 시간대 쇼 타임으로. 이게 다 오랜 티켓팅 경력… 이하 생략.
☆ 예매 팁 : 무조건 끝까지 한다.
일단 크롬에 이름+연락처+주소 자동완성 등록해 놓고 → 당연히 정확히 정각에 진입한 다음 → 달력이 활성화되기를 기다리지 말고! 달력 아무 곳이나 연타한다 (그래야 활성화 된다) → 최대한 성공에 가까운 세이브 지점을 확보해 → 안된다, 오류가 난다 싶으면 주저 않고 새로고침!
예매가 끝난 거 같아 보여도 1시간 정도는 계속해서 취소표가 나온다. 6시 5분쯤 첫 번째 예매 성공하고 매진 떠서 "망했다"고 얼굴 감싸쥐었는데 6시40분쯤에 두 번째 예매 성공.
2. 오픈런부터 폐장까지, 최대한 즐기기.
★꿀팁 : 3년 동안 숲에서 단련시킨 쌍둥이를 데리고 가면 오픈런부터 폐장까지 즐기고, 나오면서 요미우리랜드 어트랙션까지 야무지게 타고 올 수 있다.
☆선택의 여지 없이 가장 높은 등급 티켓을 예매했는데, 이게 좋은거 같다. 특히 우리처럼 먹었던 거 또 먹어보고 싶어하는 자녀가 있다면 '포켓몬 포레스트'는 여러 번 가고 싶어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뱃지 구매나 포켓몬 체육관 입장처럼 1시간 줄 서야 하는 곳은 과감하게 건너뛰는 것도 좋은 방법인듯. 뱃지 못산 건 솔직히 많이 아쉽지만. 물론 한정판 수집이 목적이라면 볼거 없이 쇼핑부터 해야.
☆오픈런 → 태초마을 입장, 포켓몬들과 사진 찍고 각종 시설물들 구경하다가 → 포켓몬 포레스트 한 번 갔다가 → 아무 데나 주저 앉아 포켓몬 주먹밥과 석탄석 가라아게를 먹고 → 피카피카 파라다이스 어트랙션 한 번 탔다가 → 퍼레이드를 빙자한 쇼 보고 → 요미우리랜드로 나가서 쉬다가(피카츄 프라이빗 그리팅 놓치고) → 포켓몬 포레스트 한 번 더 갔다가 → 피카피카 스파크 쇼 보고 → 아이쇼핑 하다가 다이스키 샵 가서 한 번 털고(더 털걸) → 어트랙션 두 번 더 타고 → 진짜 마지막 쇼핑하다가 퇴장
※ 주의 : 포켓몬들이 태초마을 곳곳에 출몰하는데 그냥 "사진 찍어주세요" 하면 돌아보지도 않는다. 있는 힘껏 포켓몬 이름을 외치면서 막 몸으로 들이대야 아는 척 해주는데, 문제는 한국 이름으로 외치면 소용 없음. 이상해씨는 '후시기다네', 파이리는 '히토카게', 꼬부기는 '제니가메'다. 어렵지 않다. 애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건 귀신같이 잘 외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좀 더 뇌 빼놓고 좀 더 돈 뿌려가며 좀 더 내일 없는 듯이 즐길걸. 솔직히 디즈니랜드야 세계 곳곳에 있지만 포케파크는 이제 칸토 하나 생겼고 애들 나이 먹어서 포켓몬에서 멀어지면(안 멀어질 수도 있지만) 갈 일 없는데 '지금 이 시간'을 더 즐길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든다.
간혹 그런 얘기를 들을 때가 있는데 "어른 되면 기억도 못할 텐데 왜 그렇게까지 많은 걸 보여주려고 하느냐"는. 흠. 어른이 되어 기억하지 못하면, 이 시간의 행복한 기분은 의미가 없는 걸까. 기억하지 못하는 아이들의 그 많은 시간은 그저 어른이 되기를 준비하며 보내야 하는 걸까.
아이는 어른이 되길 준비하는 존재가 아니라 아이로서 충분히 즐기고 행복해야 하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을 키울수록 더욱 확신이 든다. 솔직히 우리 애들은 뭐 하나 잘하는 것 없이 부족한(!) 애들이지만, 자랑할 수 있는 거 하나는 우리 애들만큼 늘 행복한 애들은 잘 없을 거라는 거다.
솔직히 나라도 행복하지. 해야할 공부가 있나. 만날 놀고 싶은대로 놀다가, 뛰고 싶은대로 뛰면 되는데. 언제까지 이럴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최소한 미취학 나이에서만큼은 스트레스 없이 지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공부야 잘하면 좋은 거고. 서울대 나온다고 잘 사나. 영어 못해도 먹고 사는 데는 크게 지장 없고. 돈은 좀 못 벌기는 하지만. 나보다는 잘 살겠지, 우리 애들이.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유아기가 최대한 행복할 수 있게. 그래서 나중에 언젠가 아이들과 이별할 날이 왔을때, 나는 너희들이 행복해질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했었다고 자부할 수 있었으면. 이 글이 왜 이렇게 끝나는 거지.
영포티 답게, 휴대폰 갤러리에 들꽃 사진이 하나둘씩 증식하고 있는 것이었다. 아이들과 함께 나선 주말 산책길에서도 들꽃 한 무더기가 눈에 밟힌다.
"이것 봐 얘들아, 꽃이 보라색 보석 같다."
막상 녀석들은 킥보드를 타고 쌩 앞질러 나가기에 바쁘고, @_hyojeong_kim_ 과 나만 덩그러니 남아 대화를 이어간다.
"그러게. 꽃 예쁘다. 이게 무슨 꽃이지?...아."
"왜? 아..."
이 앙증맞고 여린 꽃의 이름은 큰개불알꽃이다. 일제 시대 일본식 명칭(이노노후구리)을 그대로 가져와 우리말로 옮긴 것이란다. 일제가 또...!
덧) 요즘엔 봄까치꽃으로 개명했다고 한다. 다른 이름으로는 봄지금(地錦)이 있다. 군락을 이뤄 꽃을 피운 것이 꼭 땅에 비단을 깔아둔 것 같아서 지은 이름이다.
모은다는 것.
무언가를 모은다는 행위는 덧없음과의 지리한 싸움이다. 그것도 대부분 패배로 끝나는. DVD를 모았다. 올리븐 스톤 감독의 ‘애니 기븐 선데이’(1999)가 시작이었다. 3000장을 넘어선 다음부터는 더 이상 세지 않았다.
블루레이가 등장했다. HD-DVD와 차세대 디스크 포맷을 놓고 경쟁했다. 포르노 출시를 허용한 HD-DVD의 승리이겠거니 싶어 ‘킹콩’(2005)를 샀다. 블루레이가 이겼다. 치트키를 쓰고도 지다니. 그래서 블루레이를 모았다. 1000장 다음부터는 헤아리지 않았다.
4K UHD 블루레이의 시대가 열렸다. 이제 4K 블루레이를 모은다. 디즈니가 한국 홈비디오(블루레이) 사업을 철수할 정도로, 이 바닥은 마이너하고 마니악한, 취향소수자의 영역에 진입했다. OTT에 다 있는데 왜 사서 보냐는 핀잔을 제작사에서 해버리니 도리가 없다.
취향소수자는 철저히 을(乙)이어서, 수요와 공급 곡선은 진작에 박살 났다. 타이틀 하나당 정가 44000원이 뉴노멀이다. 콜렉터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스틸북과 렌티큘러와 초회 한정판으로 출시되는 통에 가격은 더 치솟는다.
비싸면 다행이다. 아예 출시를 안해버리면 답이 없다. 해외로 눈 돌린다. 사악한 환율을 이겨내고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아마존을 헤맨다. 아마존에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2021) 4K 블루레이가 꽤 저렴한 18.99달러로 할인하고 있길래 담아놓고 보니, OTT에 이미 올라와 있다. 4K 화질에 HDR,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까지 지원한단다.
무언가를 모은다는 행위는 덧없음과의 지리한 싸움이다. 그것도 대부분 패배로 끝나는. 같은 영화를 DVD, 블루레이, 4K 판본으로 3개씩 수집하고 있는 내 꼴을 보자면, 승리는 요원하다. 그래도 나는 모은다. 정성일 평론가가 언급한 영화광의 3단계론(같은 영화를 두번 본다→영화에 대한 글을 쓴다→영화를 직접 찍는다)에 가닿지는 못하더라도, 애정하는 영화를 물리매체로 소유하는 것은, 내 나름의 헌사다.
은퇴한 이후의 삶을 생각한다. (아주 망하지는 않았다는 가정하에) 하루는 길고, 그 긴 하루를 채울 업(業)은 적을 것이다. 매일 아침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들고 책과 영화가 꽂혀 있는 서가를 서성인다. 마음이 동하는 영화 한 편을 골라 케이스에 내려앉은 먼지를 조심스레 닦아내고 자리에 앉는다. 애니 기븐 선데이라면 더할나위 없으리라. 용돈을 모아 서현역 소리마을에서 고민 고민하다가 첫 DVD를 샀던 추억이 덤으로 따라올터다. 끝까지 다 보기 전에 잠들지도 모른다. 그럴 나이니까.
무언가를 모은다는 행위는 덧없음과의 지리한 싸움이다. 돌이켜 보면, 모든 취미는 덧없음이다. 모든 취향은 무익할지도 모른다. 이번 생을 의미 있고 알차며 유익한 것들로만 채울 수도 있겠지만, 결국 여백을 채워 완성하는 건 이 모든 덧없음 아니겠는가.
쓰다가 날아가서 다시 썼다. 덧없다.
삐아프 2026 발렌타인데이 에디션.
2015년에 처음 시작한(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버전) 우리 부부 나름의 연례행사인데, 벌써 11년째다. 삐아프의 봉봉 초콜릿을 먹을 때마다 부부로서 한살 더 먹는 느낌이다.
감사합니다. @_hyojeong_kim_@piaf_artisan_chocolatier
#맛도리 #삐아프 #삐아프발렌타인한정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