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길을 정말 굽이굽이 돌아 왔다.
열정에 타올라 신나던 날들, 예기치 못한 일 앞에서
모든게 무너졌던 날들, 게으르고 싶어 모르는 척 했던 날들,
이번이 마지막이라 믿고 눈 꼭 감고 도전했던 순간 까지도.
어렸을 땐 디자이너가 되고싶었다.
나이가 들고선 베이커리나 심야식당이 열고 싶었다.
조금 더 보태, life with a purpose 를 원했다.
때로는 그냥 집에서 놀고 먹는
찰리 엄마가 되고 싶었다. (지금도 그렇긴 함)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거나, 고치는 일.
그걸 넘어 눈으로 보이지 않는 정성이
더 깊은 의미의 책임감으로 남는, 내가 평생 할 수 있는 일.
나의 마음의 방향, 삶의 태도.
너무나도 오래 걸렸지만
드디어 그 꿈에 더 한발짝 가까워 졌다!
내가 이렇게 자유롭게,
온갖 하고픈 경험을 하며 길을 걸을 때,
내 곁엔 언제나 내 손을 잡고 묵묵히 같이 걷는 이들이 있었다.
이 무한한 감사와 기쁨을 그들에게 바치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소소하고 행복하게,
항상 그렇게.
Slowly but surely…🪐
This is just a beginning!
𝙁𝙖𝙢𝙞𝙡𝙮 𝙏𝙧𝙞𝙥, 𝘔𝘢𝘨𝘯𝘰𝘭𝘪𝘢, 𝟮𝟬𝟮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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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선물로 준비했던 이 여행은
하나부터 열까지
언니와 내 손이 안 닿은 부분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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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전,
나는 디저트를 만들고
언니는 몰래 짐을 미리 싣고
빠진건 없는지 둘이 머리를 맞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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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하던 날,
한명은 운전대에
한명은 조수석에
자리잡은 딸들을 보고는
아빠는 뒷좌석에 앉아 가는 내내
한참이나 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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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만감이 교차하는지
왜 마냥 신나지만 못하는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고스란히 전해져 오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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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렸던 효도를 몰아서 하듯
언니와 나는 끊임없이 움직였다.
그리고선 밤에 두손을 꼭 잡고
한 침대에 누워
서로가 없었으면 어쩔뻔 했냐며
키득거리다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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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일찍 행여 소란스러울라
살금살금 내려간 주방에는
이미 물을 끓여놓고 사과를 깎아놓고
조용히 앉아있는 엄마 아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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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이렇게 평생 곁에 있어줄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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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도 다 떨어져 휑했던 숲속 시골에
마음만은 꼭꼭 채우고 왔던 이 곳.
나같고 우리 같았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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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지 않게 용기있게 살아야지
세상 별거 아니랬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