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부산에서 PERMIT takeover MOMENT
@moment.busan
3/28(SAT) 22:00-05:00
입장료 15,000원
NO PHOTO, NO VIDEO, NO FLASH
PERMIT은 그동안 파티가 열리지 않던 공간들,
혹은 다른 방식으로 쓰이던 장소들에서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왔습니다.
이번에는 조금 다릅니다.
우리가 들어가는 이 공간은
PERMIT의 비주얼과 조명을 작년 가을부터 함께 만들어온 우주가 운영해온 곳이고,
오늘 밤을 끝으로 문을 닫습니다.
처음으로, 어떤 공간의 시작이 아니라
마지막을 함께하게 됩니다.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해온 Oenn을 포함해,
각자의 자리에서 꾸준히 씬을 이어온 아티스트들이 함께합니다.
라인업
Oenn @oennus
Joon Kwak @joonkwak
Ve Bogel @ve.bogel
Lighting by @5space & @seele_kr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집니다.
그 안에 그대로 머물러 주세요.
이 밤 이후, 이 공간은 다시 열리지 않습니다.
PERMIT takeover MOMENT
이 공간의 마지막 밤
1년 전 오늘. 이 당시 7번의 림프선 수술을 하고 부산으로 내려왔다. 차는 고속주행 중 반파되었고 간신히 목숨은 건졌지만 삶이 언제 내 일상을 빼앗아갈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다시 느끼기도 했다. 5년 전 사랑밖에 모르던 하늘 같은 아버지가 눈앞에서 숨이 멎는 모습을 보며 느꼈던 불안과 같았다.
작은 물병이라도 오래 들고 있으면 어깨가 쑤시듯 지난 과거와 결별하고 눈앞에 놓인 현재와 다가올 미래를 꿈꾸며 살겠노라 스스로 다짐한 뒤 무척이나 고단했지만 나름 깊은 꿈을 꾸며 흘러왔다. 참 감사하게도 늘 사랑이란 단단한 울타리로 곁을 지켜준 가족과 친구들이 있어 나는 지금도 이 땅에 두 발을 딛고 서 있을 수 있음을 안다.
또 하나의 계절이 지났다. 땅끝 해남부터 안동, 부산, 서울 그리고 치앙마이와 인도까지. 지난 겨울은 나의 퀘렌시아를 찾아 떠난 여정이었다. 이 여정은 삶이 우회로로 데려간다면 그곳이 곧 지름길임을 알게 했다. 난 지난 겨울 동안의 이야기가 담긴 세 권의 일기장을 고이 서랍에 넣고 네 번째 일기장의 첫 페이지를 써 내려가고 있다. 고된 일정 때문이었는지 큰 몸살을 앓고 있지만 나의 부서짐이 나의 온전함을 만듦을 안다. 감사하게도 이제 삶이 내게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오라며 재촉함이 느껴진다. 다시 한번 출발선에 서 있는 나를 마주하며 오늘도 미소 지어 본다.
2026
OENN (Hahoe, 하회)
OENN은 퍼커시브 그루브와 미니멀한 구조를 통해 플로어의 압력과 움직임을 정교하게 조율하며, 파워와 몰입 사이의 긴장을 구축하는 사운드를 펼친다. 또한 가장 한국적인 뮤직 페스티벌 ‘하회(Hahoe)’의 창립자이자 디렉터로, 음악·예술·한국적 유산의 관계를 실험하는 문화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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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NN shapes the pressure and movement of the dance floor through percussive grooves and minimal structures, carefully balancing tension between power and immersion. He is also the founder and director of Hahoe, a cultural project exploring the relationship between music, art, and Korean heritage, often regarded as one of the most distinctly rooted music festivals in Korea.
마침내 집으로 돌아왔다. 지난 몇 개월간 전국팔도를 도로 위에서 보냈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수만 킬로미터를 운전했고 개인적 불편함은 겸허이 감수하고 살아냈다.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밤낮없이 서로의 위치와 리듬을 감각하며 보낸 시간은 단단히 쌓여 나의 중력을 감각하게 했다. 지난 12월 히말라야 영성 강의에서 가슴 깊게 새겨진 문구 중 ‘완전한 고독 속에 영원한 친구가 있고, 가장 낮은 자리에 가장 높은 자리가 있고, 서두르지 않는 곳에 가장 빠른 길이 있고, 온갖 목적 버리는데 가장 순수한 목적이 있다.’ 는 말은 삶의 방향을 재정렬하는 선물이 되었고, 때론 내면의 그림자와 부딪힐 때면 오장육부를 개워내듯 모든걸 토해내고, 며칠째 선명한 꿈들을 메모하기 일쑤였다.
그리고 마침내 하회 2026 기초적인 건설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의식 몰입 해방’ 3가지 구조는 하회의 힘이자 목적이다. 또한 지난 시간들을 생존 에너지로 투명히 마주하며 살아낸 나의 기록이자 통과의 흔적이다. 눈에 보이는 걸 쫓는 현 시대의 문제 속에서 우리는 무엇이 될 것인가 보다 어떻게 살 것인가를 끝없이 고뇌하고 마주하며 역행자로서 변곡점을 마주하고있다. 한류 문화와 전자음악 씬이 눈 앞에 보석처럼 놓인 현시점에서 더 깊이 침잠해야할 이유도 분명해진다. 집단의 맥박을 맞추는 일. 커뮤니타스. 모두에게 느껴지는 빛의 발화를 공명하고, 전이하고, 파동을 거쳐 회귀하는 것. 우리 모두를 아름답게 여기는 것. 해남 남도 굿 군고를 치며 느꼈듯 우리가 함께 모여 밥을 먹고 춤을 추는 것이 곧 굿이자 삶이다.
#hahoe2026
부산에는 여행객과 현지인 모두가 말하는 달콤한 매력이 있다. 댄스플로어의 분위기, 사람들의 따뜻함, 그리고 바다의 소리까지. 이 모든 요소가 어우러져 부산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든다. 한국 문화처럼 다이내믹하다고도 표현된다.
하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해안 풍경과 따뜻한 커뮤니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산은 그동안 여러 손실을 겪으며 씬이 안팎으로 변화해 왔다.
서울의 밤문화는 수많은 클럽과 DJ, 다양한 기회를 기반으로 한국과 아시아 전반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구축해 왔다. 반면 부산은 빠르게 움직이는 수도권으로 DJ와 재능, 기회가 이동하며 상대적으로 인재 유출을 겪어야 했다.
지금, 새로운 세대의 파티 기획자와 페스티벌, 그리고 공간들이 부산이 본래 지니고 있던 에너지를 다시 되살리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각자 다른 방식이지만 같은 마음으로, SYZYGY, OENN, NASUB 세 인물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활기차고 다양하며 창의적이었다고 회자되던 부산의 밤문화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있다.
정(情)이 흐르는 도시 부산의 컴백은 이미 시작되었다. 이것이 그들의 이야기다.
Interview : @ldymacca
Photo : @noisehooo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