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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mean Kang

@misoci8

nation to n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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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kgaejang Bowl Noodles, acrylic on canvas, 25x15cm, 2026 #육개장사발면 #YukgaejangBowlNood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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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onth ago
옛날 생각나고. 우여곡절 끝에 받았는데 구성이 좋고 리마스터링도 잘 된거같아 다 용서하기로. 180g Beats Released 2000 25th Anniversary Special Edition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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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months ago
천황의 도시, 인스타의 배경 교토 교토의 시간은 층처럼 쌓여 있다. 발을 디디면 지금이 아니라 과거 위를 밟는 느낌이 든다. 청수사(清水寺, 기요미즈데라) 목조 무대에 서면 아래는 절벽이고 위는 하늘이고 그 사이에 내가 매달려 있다. 778년부터 이어진 기도. 역병과 화재, 전쟁을 견디며 사람들은 여기서 살려달라고 빌었겠지. 교토는 천 년 넘게 일본의 수도였다. 천황이 살던 도시. 왕권과 불교, 귀족 문화가 서로를 비추며 국가라는 형식을 만들어내던 공간. 지금은 관광객이 줄 서고 셀카봉이 흔들리고 폭포 물은 소원템이 됐다. 그런데 이상하게 가볍게 느껴지지 않는다. 시간이 너무 오래돼서 모든 게 이미 연극 같으면서도, 그 연극이 진짜 역사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금각사(金閣寺, 킨카쿠지)는 더 노골적이다. 금으로 덮인 사찰. 아름다움이 거의 폭력처럼 반짝인다. 한 청년이 그 아름다움에 압도돼 불을 질렀고, 훗날 미시마 유키오는 그 사건을 소설로 다시 태워버렸다. 그는 사라져가는 제국의 미학과 육체, 천황이라는 상징에 집착했고, 끝내 자기 몸으로 퍼포먼스를 완성했다. 금각사는 불타고 다시 지어졌지만, 그 집착과 파열의 기억은 여전히 그 연못 위에 떠 있다. 아름다움은 보존되는 동시에 파괴된다. 교토는 그 긴장을 숨기지 않는다. 고개를 들면 교토타워(京都タワー)가 꽂혀 있다. 전통 한가운데 하얀 등대. 전후 일본의 고도성장기, 폐허 위에 세운 새로운 자신감. 천황은 정치 권력이 아니라 ‘상징’이 되었고, 제국은 사라졌고, 그 위에 자본과 전망대가 세워졌다. 이제 사람들은 하늘에 빌기보다 위에서 내려다본다. 숭배의 시선이 소비의 시선으로 바뀐다. 그리고 역 옆 이세탄백화점(伊勢丹). 말차는 디저트가 되고 화과자는 브랜드가 되고 천년은 패키지가 된다. 전통은 유통되고, 미학은 계산되고, 교토는 정교하게 디자인된다. 교토는 과거를 연출하고, 재가공하고, 다시 판매하는 도시다. 천황의 도시가 관광의 도시가 되고, 신앙의 공간이 인스타 배경이 된다. 그런데 뭔가 가볍지 않다. 뭔가 눌려 있다. 아마도 천년이라는 압력, 제국의 기억, 불타버린 금각의 그림자가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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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months ago
고베(神戸), 균열을 보존하는 도시 고베는 기억을 전시하는 도시다. 고베대지진(1995)의 균열을 일부러 남겨두었다. 갈라진 부두, 뒤틀린 콘크리트, 무너진 구조물. 복구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완전히 지워버리지 않기 위해. 고베의 보존은 재난을 도시의 일부로 편입하는 방식이다. 상처를 남겨두되, 증오로 굳히지 않는다. 기타노 이진칸(北野異人館) 거리의 외국인들이 살던 집은 산중턱, 바다가 가장 잘 보이는 자리에 있다. 재난을 두려워해 높은 곳을 피한 일본인들의 감각과 달리, 외국인은 전망을 선택했다. 위험을 계산하는 방식이 다르면 집의 위치도 달라진다. 그 사이에 스타벅스가 있다. 글로벌 브랜드가 현지 목조 양관 안으로 스며든다. 로고는 같지만 외피는 다르다. 세계화는 동일성을 강요하기보다 차이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확장된다. 도톤보리의 과잉 간판이 욕망을 전시한다면, 고베는 균열을 남긴다. 하나는 소비의 도시, 하나는 기억의 도시. 그리고 바다는 너무 평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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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months ago
신앙도 알고리즘을 탄다? 난바 야사카 신사(難波八阪神社, Namba Yasaka Shrine)는 11세기에 세워진 신사다. 원래의 출발은 상업 번창이 아니었다. 역병과 재난을 막아달라는, 도시의 생존 기원이었다. 신사가 모시는 스사노오(素戔嗚)는 전염병을 물리치는 신이다. 오늘날 상징처럼 보이는 거대한 사자전(獅子殿)은 1974년 재건된 것이다. 전통의 보존이라기보다, 오사카식 상징의 발명에 가깝다. 입을 크게 벌린 사자는 액을 삼켜버리는 형상이다. 재난을 삼키고, 불운을 씹어 부수는 도시적 주술이다. 흥미로운 건, 이 과장된 입의 미학이 도톤보리의 거대한 입체 간판들과 닮아 있다는 점이다. 문어도, 쿠시카츠 아저씨도, 스시도 모두 입을 강조한다. 삼키고, 먹고, 유혹하고, 소비하게 만드는 구조. 사자는 액을 삼키고 도시는 욕망을 삼킨다. 과거엔 역병을 막아달라고 기도하던 공간이 지금은 사진을 찍으러 줄 서는 공간이 됐다. 신앙도 알고리즘을 탄다. 더 크게, 더 과장되게, 더 잘 보이게. 도시는 신을 소비 가능한 이미지로 업데이트한다. 그리고 우리는 기도 대신 셔터를 누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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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months ago
🏯🌸 오사카성, 매화, 그리고 앙코 오사카성은 생각보다 조용했다. 벚꽃은 아직 오지 않았고, 대신 매화가 먼저 피어 있었다. 사람들은 성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었지만 내 눈에 더 오래 남은 건 매화 아래 앉아 스케치를 하던 어르신들이었다. 작은 접이식 의자, 무릎 위 스케치북, 성곽을 천천히 따라가는 손. 우리는 셔터를 눌렀고, 그분들은 시간을 눌렀다. 벌도 거의 보이지 않는 초봄, 꽃은 소란스럽지 않았고 성은 묵묵했다. 그리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도라에몽 얼굴이 찍힌 앙코 과자를 한 입 베어 물었다. 팥은 진했고, 달았고, 이상하게 그 맛이 오늘의 풍경과 닮아 있었다. 화려하진 않지만, 오래 남는 맛. 벚꽃은 축제지만, 매화는 사색이다. 오늘 오사카성은 후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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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months ago
아직 문 열지 않은 LOGOS 카페 창밖, 출항을 기다리는 태양 두 척. 여행은 움직이기 전에 이미 시작된다. 속도는 멈춰 있고 바다는 고요하다. 이런 아침엔 캔커피로는 좀 부족한데 블랙 드립 한 잔, 심장도 잠시 정박. 그냥 항구 바람 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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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months ago
캔커피 예찬 도게츠교 위로 겨울 끝자락의 햇빛이 흐른다. 가츠라강은 느리게 반짝이고, 홍매화는 벚꽃 직전의 시간을 먼저 열어둔다. 후쿠다미술관 옆 퍼센트커피(일명 응커피)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섰다. 다른 이들이 줄 서서 ‘교토 감성’을 마실 때, 나는 버스 창가 햇빛을 맞으며 프리미엄 보스 미당을 딴다. 다크 리치, 한 모금. 오히려 더 일본적이다. 자판기 + 캔커피 + 이동 중 풍경 = 로컬 감성 완성? 아라시야마에서 대나무숲은 사람 많고, 카페는 줄 길고, 캔커피는 바로 행복. 홍매화가 폈다는 건 벚꽃 직전, 이제 봄이 온다는 뜻이다. 공기는 맑고, 하늘은 파랗고, 강물은 그저 흘러간다. 캔커피 하나 들고 강을 따라 걷다가 도게츠교를 건너 버스를 탄다. 줄 서서 소비하는 교토 말고, 흘러가는 교토. #도게츠교 #渡月橋 #아라시야마 #嵐山 #노노미야신사 #野宮神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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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months ago
민족의 명절을 맞아 #청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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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months ago
프랑크푸르트의 레코드샵 두군데를 들렀다. @no.2records 는 공대생 삘의 훈남 스태프와 정갈한 오렌지 빛 매장과 미쯔비시 버티컬 턴테이블(#lt5v)이 넘 잘 어울렸다. 낯선 도시에 들리면 로컬 매장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구입하는 걸 좋아하는데 역시 그가 틀어놓은 LP를 구입했다. <London Odense Ensemble - Jaiyede Sessions, Vol. 1>(2022). 모던한 프리재즈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강추. 님이 음악을 잘 틀어놓아서 사는거임이라고 하니 해맑게 웃으며 좋아한다. (에코백도 공짜로 줬다!) 두번 째는 Sick Wreckords. 앞서 No.2와는 대비되게 다소 후줄근한(그러나 찐 바이브의) 노포 이미지다(Since 1993). 여긴 사장님 구경하러 가도 본전은 뽑을 듯. 사람이 어째 나비(?)인 듯 팔랑거리며 다가와 스몰토크를 시전하신다. 그리고 한국인에게는 금지된 그것을 건넨다(ㅎㄷㄷ 당연히 사양). 손님과 사장이 나비처럼 어우러져 음악이란 꿀을 찾아 모이는 곳, 가히 레코드샵의 이상향이 아닌가. 이곳에서는 영국 펑크의 저주받은 걸작, <The Work – Slow Crimes>(1982)를 샀다. 매장을 찾은 아재들이 맥주를 마시며, 요즘 애들은 이런 걸 몰라~할 때, 아재들의 국제연대 같은 걸 느꼈다. AI가 지구를 지배한다면 이 도시에 살고 싶네. #No2Records #SickWrecko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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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months ago
베를린에서 안주희 @juhee.account 작가님을 만났다. 그의 몸집만한 올드 저먼 셰퍼드와 함께 밤거리를 누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이 거리에서 7년 동안 야생으로 살았다고 했다. 가녀린 여성의 몸으로 그게 가능하냐 물으니, 말리(개이름)가 있고, 트라이브가 있어 괜찮다고 했다(Trieb로 들렸다 ㅎ). “아버지가 사라졌을때 두려워하는건 남자에요. 여자는 해방이에요.” 나의 우문에 그가 답했다. 그에게 친구의 조건은 따뜻한 단호함(Warmfestigkeit), 그리고 베를린 같은 사람이다. 최고의 여행은 자신을 새롭게 발견하게 해주는 거 아닐까. 친구의 윤리, 도시의 방임과 이방인의 환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명상적인 베를린 트립을 가이드해주신 안작가님에게 감사 인사를 드린다. #베를린여인숙 #지구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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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months ago
9년만에 온 berlin 이번엔 #Prenzlauerberg 에 묵었다. 원래 동베를린의 가난한 지역이었는데 아티스트들이 많이 모여살아 #gentrification 됐다고. 이제 베를린도 더 이상 싸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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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months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