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희페스티벌을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일단 포스터에 적힌 모두의 이름 크기가 같다. . (보통 음악페스티벌은 인지도에 따라 글자 크기가 다름)
내 20대 초반에는 각각 ‘홍대 여신’과 ‘홍대 마녀’라고 불리던 유명한 뮤지션 언니 두 명이 있었다. 둘 사이에 친분이 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당시 ‘홍대 바닥’에서 여성 뮤지션들의 관계는 유독 경쟁 구도로 소비되곤 했다. 나 또한 그런 분위기 속에서 활동을 시작해 2012년에 첫 정규 앨범을 냈다. 그리고 페미니즘 리부트 시대를 (트위터로) 맞이하기 전까지 누구보다 남성 친구/동료가 많은 여성 뮤지션으로 지내왔다. 하지만 2, 30대를 통과하며 몸에 겹겹이 남은 성폭력 이슈를 끌어안고 ‘누군가에게 말하지 않으면 죽겠다’고 느낀 순간, 나는 일면식도 없던 홍대 마녀를 떠올렸다. 유난히 트위터(현 X)에서 말의 양이 많은 그 오지은 언니를 떠올린 것이다. (이후 내용은 책 두 권 분량이기에 생략)
짐작하건대 오지은 언니는 신인 뮤지션들에게 갑자기 받는 연락이 유난히 많을 것이다. 트위터(현 X)에 내뱉는 말의 양이 많아서인 이유도 있겠고, 생존하는 레전드인디여성뮤지션 중 한 명인 이유도 있겠고, 그가 여성뮤지션으로 겪은 유명한 모욕 사건의 주인공이기도 해서 더욱 그럴 것이다. 어느새 나도 무럭무럭 자라 ‘생존한 레전드/욕받이 인디여성뮤지션’ 축에 들어 일면식 없는 신인 뮤지션들에게 긴급 전화를 받는 인물이 되었다. 그리고 서로를 ‘인디여성의전화’ 1기, 2기라고 부르며, 나와 오지은 언니는 무척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생존하는 여성 음악가/창작자들을 향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무엇보다 ‘생존’에 방점을 찍고 싶다. 그만큼 죽고 싶은 순간과 이유가 너무나 많았기 때문이다. 다른 음악 페스티벌과 비교하면 넉넉한 예산과 스폰서도 없고 그래서 의전도 개런티도 적은 제1회 영희페스티벌. 다만 인디여성의전화 1기 오지은 선배가 기획하고 나와달라고 했기에, 다른 거 안 따지고 무조건 한다고 했다. 마당놀이 무대라도 환영이다. 생존하는 40대 인디여성뮤지션이라는 뻐렁치는 타이틀을 달고 설 것이다.
◆ 영희페스티벌 ◆
일시: 2026년 6월 12일 (금) ~ 6월 14일 (일)
장소: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 플레이맥, 갤러리맥, 야외광장)
예매처: 마포문화재단, NOL 티켓
티켓오픈: 2026년 5월 19일 오후 2시
주최, 주관: (재)마포문화재단, 주식회사 유어썸머
기획: 오지은
문의전화: 마포아트센터 02-3274-8600, 인터파크 1544-1555
[음악]
김뜻돌, 김사월, 김윤아, 김진아, 나인(NINE9), 남메아리, 드링킹소년소녀합창단, 박소은, 선우정아, 수조, 안다영, 안신애, 예람, 오소영, 오지은, 요조, 우희준, 윤새, 이랑, 이상은, 이설아, 이아립, 정새벽, 정우, 조소정, 청요일, 해파, ddbb, sunwashere, THE FIX
[문화]
음악가 김사월 <김사월쇼 만들기>
코미디언 김서연 + 원소윤 + 최예나 <영희희희>
작가 김소영 <그림책이라는 황홀한 세계>
작가 김지승 <영희라는 이름과 호명의 역설 >
만화가 들개이빨 + 작가 최지은 <우리가 여성뮤지션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
비혼세 + 셀럽맷 <팟캐스터네츠>
오지은 + 요조 + 작가 이다혜 <홍대여신과 홍대마녀, 이면에 있던 것>
뮤지션 라운드 테이블 + 작가 이다혜 <안다영, 오지은, 우희준, 이아립, 해파>
영화 <첫여름> + 감독 허가영 GV
음악가 잔디(브로콜리너마저) <인디밴드 살림 살기>
정성은과 굉장한 여자들 <영희야, 스탠드업 코미디야>
2 days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