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둥근 것들이 더 많다.
말도 둥글게 하고 마음도 둥글게 굴리라고들 하지만
이 종이는 유난히 반듯했다.
한 번 접히고 또 한 번 접히고
망설이듯 다시 접혀 결국 네모가 된 종이
손바닥 위에서 조용히 숨 쉬는 것 같았다.
나는 모서리를 하나 펴고 또 하나를 폈다.
그리고 마침내 네모난 쪽지를 펼쳤다.
'오버쿡드 할 사람 월요일 3시 월해관 4층 m402-2'
"너 정말 쏠 거야?”
짧은 침묵.
마른 입술이 한 번 달싹였다
“빵.”
반사적으로 눈을 질끈 감았다. 세상의 모든 비극이
지금 시작될 것처럼 어깨를 움츠렸다. 그러나 발사된 것은 총알이 아니라 포크 끝에 꽂힌 작은 빵 조각이었다. 총성은 울리지 않았고 대신 바삭한 소리만이 고요를 부쉈다. 그날의 유일한 희생자는 자존심과 다이어트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