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5(화)~11.18(월)
김제 예림미술관
Citizens in Dogma Ep.Ⅰ : Isolated Streets
도그마 속 시민들 에피소드Ⅰ : 고립된 거리
어디론가 바쁘게 이동하는 사람들, 그 발걸음 사이로 들려오는 자동차 엔진 소리, 여기저기 터져 나오는 경적 소리. 저마다의 목적을 안고 살아가는 빌딩 숲속의 사람들. 이 침묵의 빌딩 숲 가운데 새들이 날아든다. 소통과 관계가 단절된 채 침묵하는 사람들 위에 앉아 쉴 새 없이 지저귀며 소통하는 새들, 마치 저마다 선택한 나무 한 그루를 소통의 장으로 삼아 서로 교감하며 관계를 맺는 듯하다. 이들은 과연 무엇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현대 문명은 수많은 관계 구도를 생성하고 인간은 그 관계 안에서 각자의 다양한 역할로 살아간다. 관계는 이해와 화합의 조정을 필요로 하지만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로부터 비롯된 사회적인 반목이나 갈등은 서로를 대립적 관계로 몰아세우고 고립시킨다. 뉴미디어 시대가 불러오는 진실의 혼돈과 충격, 급속도로 발전하는 기술과 문명에 대한 인간의 저항과 소외, 가치관과 사고가 다름을 인정할 수 없는 인간 간의 갈등과 증오의 감정들, 아직도 사회 곳곳에 만연해 있는 불협화음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극복해 갈 수 있을 것인가?
우리는 모두 문명 안에서 무언가에 얽매인 삶을 살고 있다. 자기 신념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 도그마의 절대화 경향, 이로 인해 개성과 주체성을 상실해 가는 인간들에게 새들은 끊임없는 경종을 울리는 것일지도 모른다. 세상과 조화를 이루며 일상에서의 불안과 소외감이 줄어들도록 교감하고 소통하는 존재. 이제는 일상적 자기를 넘어서 본래적 실존을 되찾기 위한 결단이 필요한 때이다. 새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용기, 그것이 확실히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