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것만 보세요.” 홍상수 감독의 영화 〈하하하〉에 나오는 말이다. 나는 그동안 안 좋은 것을 먼저 보고, 대처하고 보완하는 방식으로 움직여왔다. 그게 나의 원동력이었고, 삶을 대하는 태도이기도 했다. 힘들지 않으면 어딘가 빠진 것 같은 불안이 늘 따라왔다. 하지만 어느 순간 알게 됐다. 내가 힘들다고 해서 일어나지 않을 일이 생기지는 않는다는 걸. 그래서 요즘은 생각의 가면을 쓴 염려를 조금 덜 하려고 한다. 그럴 시간에 고양이와 놀거나, 바닥에 드러눕는다. “좋은 것만 보세요.”는 현실의 외면이 아니라 현실을 대하는 태도의 선택 같다. 이미 살아온,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인생을 어떻게 기억하고 어떤 장면을 남길 것인가에 대한 태도. 자기기만도 낙관주의도 아닌, 버틸 수 있는 최소한의 선택권. 매일 받기만 해도 되는 선물. 그러므로 이 말은 나 자신에게 하는 최소한의 선언, 아니 주문같은것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