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물의 공화국 Mineral Republic> 2025
휴먼 인프라스트럭처(이하 휴먼 인프라)는 ‘광물의 공화국Mineral Republic’ 이라는 가상의 국호를 제안하며, 자연계를 동물·식물·광물의 세 ‘왕국’으로 위계화했던 근대 유럽의 분류 체계에 의문을 제기한다. 휴먼 인프라가 주목하는 광물, 크리스탈, 금속은 그러한 왕국에 단순히 복속된 존재가 아니다. 이들은 저마다의 조직·네트워크·매트릭스 속에서, 정치체의 적극적 동조자이자 저항(군)으로서 응집하고cohere 또 홀연히 흩어지는 존재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소비에트의 이론가이자 조직가였던 알렉세이 보그다노프의 테크톨로지와 공명한다. 권위주의적인 과학의 논리와 위계적 유비를 비판하며 ‘자갈, 꿈, 그리고 전보의 신호’ 를 아우르는 보편적인 조직의 과학을 지향했던 보그다노프를 따라, 휴먼 인프라는 광물이 스스로 빚어내는 독특한 형태와 조직을 추적한다.
아리앤청은 Object Assemble Art 듀오로, '광물의 공화국' 에서 조형물 시리즈 'Incohesion Assemblies' 로 인간의 제스처가 광물 위에 남긴 흔적들을 추적한다. 구리, 주석, 니켈, 알루미늄은 단순한 재료가 아니라, 인간의 행위와 기술, 그리고 시간 자체가 각인되는 표면이다. 도시에 버려진 금속을 다시 조립하는 행위를 통해, 작업은 응집과 분산 사이의 긴장을 구현한다. 각 모듈은 고유한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서로 얽히며, 하나의 분열적이면서도 상호 의존적인 시스템을 형성한다. 이 조립체들은 인간과 광물, 기술과 지질 사이에서 발생하는 텍스처를 가시화한다. 그것들은 단일하고 통합된 형태가 되기를 거부하고, 대신 파편, 잔여, 그리고 불완전한 연결의 정치학을 무대 위에 올린다.
이에 휴먼 인프라가 구리, 주석, 니켈, 알루미늄 등 금속의 고유한 성질을 바탕으로 ‘길러낸’ 이 장치들은 광물의 전기화학적 감각기관이자, 19세기의 원형적 전자 미디어를 불러 일으키는 매개체다. 각 모듈은 고유한 기능을 수행하는 동시에 서로 얽히고 반응하며, 하나의 조각이자 얼룩진 시스템으로서 작동한다. 여러 다른 스케일에서 전개되는 이러한 조직화의 작용은 사람과 사물의 Res Publica를 가시화하며, 수직적이지도 수평적이지도 않은 대안적 조직과 정치체에 대한 상상을 요청한다.
Photo : Sunghun Lee
@iisunghu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