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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PER MANIA 열혈 독자를 만나다 ‘보물 1호 PAPER로 여전히 새로운 추억을 만드는 중’ 中 열혈 독자 김자현 ⠀ 김자현, 대학 졸업한 직후 PAPER를 만났다는 이 친구는 ‘보물 1호 PAPER에는 내 청춘의 추억이 모두 담겨 있고, 지금도 PAPER로 여전히 새로운 추억을 만드는 중이다’라고 스스럼없이 말하는 PAPER 열혈 마니아다. 현재 밀양에서 미술학원을 운영하며 아이들에게 그림을 가르치고 있는 그녀는 PAPER와 함께 철들기를 거부한 밀양 최고의 독자. 그녀를 취재하기 위해 미로 미술학원으로 들이닥쳤을 때, 꽃과 풍선으로 가득한 장식이 교습소 벽 한가운데를 화려하게 수놓고 있었다. 김자현의 특별한 환영 인사에 PAPER 일행 모두 환호성을 길게 뿜어냈다. ⠀ • PAPER를 몇 권이나 보유하고 있나요? 원래 200여 권 정도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다시 찾아 헤아려 보니 현재는 184권을 보유하고 있어요. 몇 권은 지인들에게 빌려줬다가 결국 돌려받지 못했죠. ⠀ • 아깝군요…. PAPER를 언제 처음 만났나요? 1998년 12월에 처음 만났어요. 제가 대학을 졸업한 직후, 스물다섯 살 무렵에 바로 그림을 가르쳤는데, 스물여섯 살에 가르쳤던 취미생 중에 대학생이 있었어요. 이 학생이 항상 화실에 올 때마다 옆구리에 PAPER를 끼고 있더라구요. 이 학생이 저한테 적극적으로 PAPER를 소개했어요. ⠀ • 유달리 PAPER가 좋았던 이유는 뭘까요? 감성적으로 맞았던 거 같아요. 사진을 포함해서 모든 컨텐츠가 그때그때 유행을 쫓지 않았고 PAPER만의 어떤 자연스럽고 목가적인 정서가 잡지에 함유되어 있는데 그 정서가 참 좋았어요. 글도 사진도 내용도 그 당시 밀양 시골에 있던 제게 너무 신선한 충격을 줘서 봐도 봐도 계속 보고 싶었던 잡지예요. PAPER의 영향을 받아서 사진에도 관심을 갖게 되고, 이달의 클립보드에서 소개한 CD도 사 모으게 됐어요. 심심했던 시골의 한 달 생활을 억수로 기분 좋게 해줬던 잡지예요. ⠀ • PAPER와 얽힌 특별한 일화가 있나요? 이번에 취재 오신다고 해서 PAPER를 하나하나 다 꺼내서 봤는데, 살 때마다 제 삶의 사연이 다 들어 있더라구요, (PAPER를 아무거나 골라 펼치니 각종 편지, 엽서, 인화된 사진, 쪽지가 여러 개 꽂혀 있다) PAPER를 보다 보니 타임머신 타고 그 시절로 돌아가는 것 같았어요. 정말 별의별 사람들이 다 등장하더라구요. 미라, 은주 등, 지금까지 제일 친해서 자주 만나는 대학 동창들과의 사소한 에피소드들, <청학서점> 주인장 신 씨 아저씨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를 살 때 2,000원 깎아줬던 것까지 PAPER에 적어놨더라구요.(웃음) 또 PAPER GALLERY에 처음 제 그림이 뽑혔을 때 정말 이루 말할 수 없이 좋았어요. 그 계기로 다시 색연필을 잡았어요. 그 전에는 보드 같은 평면에 각종 재료, 이를테면 압정이나 에바 같은 재료들을 붙여서 콜라주 작품을 주로 만들었는데, PAPER 덕분에 다시 본격적으로 회화에 관심이 생겼어요. ⠀ • PAPER가 앞으로 어떤 잡지가 됐으면 좋겠나요? 저한테도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했던 만큼 지금 세대들에게도 그러길 바라요. 변화하는 트렌드를 반영하는 감성을 쫓지 말고, PAPER 고유의 감성을 잘 유지하면 좋겠어요. PAPER 고유의 전통과 정신을 살려가면서 천천히 변해갔으면 좋겠어요. 굉장히 세련되고 유행의 첨단을 걷는 잡지도 시간이 흐르면 금방 촌스럽고 뒤처지는 느낌이 드는데, PAPER는 신기하게도 10년 전 걸 뽑아 들어도 고유한 정서와 감성이 있어 늙었다는 느낌이 안 들어요. 마치 한 권의 좋은 고전이나 양서를 만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꼭 제 딸에게도 아들에게도 쭉 대대손손 사랑 받기를 바라요. ⠀ PAPER 2017년 봄호 인터뷰 정유희 사진 김영민 ⠀ #PAPER #페이퍼 #PAPER2017 #페이퍼미치지않고서야 #페이퍼마니아
자현님은 왜 때문에 늙지도 않나요. 밀양 물이 좋은가봉가.
1 year ago